사이클 황제로 불리는 랜스 암스트롱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썼다.

"암 수술이 잘 끝나 다시 자전거를 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방에서 앞다퉈 찾을 줄 알았다. 뜻밖에 단 한 곳도 계약하러 오지 않았다. 다들 나를 포기하곤 못본 체 외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달리고 또 달리는 것 뿐이었다."

암스트롱은 재기 후 '투르 드 프랑스'(알프스 일주 자전거대회) 7연패를 이룩,'끝났다'던 사람들에게 기적을 보여줬다.

그는 투병과 세상의 냉정함을 통해 자만심과 급한 성격을 버리고 끈기와 인내심을 익혔다고 털어놨다.

자전거를 타자면 진흙탕과 자갈밭도 거쳐야 하는데 인생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리던 자전거에서 굴러떨어져 잔뜩 상처입은 채로 일어나 페달을 밟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처는 아프고,자전거는 부서지고,구경꾼은 웃고,경쟁자는 저멀리 앞서가는 상황은 일어설 용기를 빼앗기 십상이다.

애써 기운을 차려 툭툭 털고 자전거에 올라타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 옆에서 툭 밀어 쓰러뜨리기도 한다.

'B양 비디오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톱 댄스가수에서 벼랑 아래로 떨어졌던 백지영씨의 재기가 돋보이는 건 그런 까닭이다.

'스마일 어게인'이라는 제목의 5집 앨범 타이틀곡 '사랑 안해'가 발표 즉시 온·오프 라인 가요순위를 석권,춤과 가창력 모두 뛰어난 가수로서의 위치를 되찾고 있다.

6년이라는 긴긴 세월 아픔을 삭이며 역량을 갈고 닦은 결과일까.

깊고 부드러운 음색에 담아낸 노래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적신다.

'피할 수 없다면 잘해보자'는 생각에 활동을 계속했지만 세상은 가혹했다며 그래도 "내 가수인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수없이 다짐했다는 게 백씨의 고백이다.

오늘은 지방선거일이다.

개표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이다.

애썼으나 패한 경우 무너져 주저앉느냐,그렇지 않고 다시 일어서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렸다.

재수생 청년백수 실직자 등 인생 길에서 부딪치고 넘어져 힘겨운 이들도 마찬가지다.

다들 불끈 힘내시길.스마일 어게인!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