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드레스드너은행은 이번 월드컵이 올해 독일 경제 성장에 0.1%포인트의 역할 정도밖에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드레스드너은행 관계자는 "독일을 방문하는 축구 팬들의 지출도 2조달러의 독일 경제 규모에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아디다스나 필립스와 같은 일부 회사들만이 월드컵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디다스는 올해 축구 관련 매출이 12억유로(약 1조5000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립스는 월드컵으로 TV 수요가 늘면서 올 1분기 평판 TV 판매로 인한 수익이 37%나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독일 내 판매는 기대 이하로 7% 늘었을 뿐이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주요 도시의 소매상인들도 반응이 시큰둥하다.

베를린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인강씨는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만 실제 이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월드컵 기간 중 소시지 값을 조금 올리는 것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월드컵 특수가 기대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지 국민들이 분위기에 들떠 충동구매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독일의 경제연구기관인 DIW는 경기가 열리는 한 달간 독일을 찾는 관광객이 2004년 그리스 올림픽이나 포르투갈 유러피언챔피언십 때보다도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축구연맹(FIFA) 관련 회사가 월드컵 관계자용 숙박 예약분을 절반 이상 취소,독일 호텔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와 함께 월드컵 관람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는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은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독일 월드컵이 50억유로(약 6조1000억원) 규모의 소비를 창출하고 100만명가량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독일에선 월드컵 특수가 느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독일은 현재 11%가 넘는 실업률과 계속된 저성장으로 오랫동안의 경제 침체에서 확실하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재정경제부가 발간한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이 거둔 경제 효과는 투자·소비 지출 증가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국가 브랜드 홍보,기업 이미지 제고,수출 증가 효과 등을 합쳐 26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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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효과에 대한 부정적 전망들 >

"월드컵의 경제성장 기여도 0.1%포인트 밖에 안된다" - 드레스드너은행

"독일을 찾는 관광객 숫자가 유러피언 챔피언십때보다 적을 수 있다" - DIW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행위를 주의해야 한다" - 인권국제연맹

FIFA 관련사 호텔 숙박예약분 절반이상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