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5% 이하로 낮추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하는 등 파격세일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집값 거품논란까지 일면서 분양시장이 침체된 탓이다.



분양물량이 쏟아졌던 일부 지방에서 촉발된 이 같은 할인 마케팅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건설사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30일 업계와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남광토건이 지난해 8월부터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분양 중인 '전농 하우스토리'는 최근 잔여물량에 대해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5%로 절반으로 낮추고 10층 이하 물량에 대해서는 중도금 50%에 대한 융자 조건을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완화했다.

분양 당시에는 답십리뉴타운에서 처음으로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여서 기대가 컸지만,10개월이 지나도록 20%가량의 잔여가구가 남아 가구당 2000만원 정도인 중도금 이자 비용을 대납해 주기로 한 것이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잔여가구를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기 때문에 할인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도봉구 쌍문동에서 (주)삼호가 분양하는 '쌍문 e-편한세상'도 애초 2600만~2800만원이었던 계약금을 500만원으로 줄이고 중도금 50%도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 융자로 바꿔 분양가를 600만원가량 낮췄다.

중랑구 면목동의 '금호어울림'도 3050만원이던 계약금을 6분의 1인 500만원으로 크게 인하해 세일하고 있다.

경기 구리시 인창동에서 지난해 2월부터 분양 중인 '구리 인창2차 동문굿모닝힐'은 약 10%의 잔여가구에 대해 60%에 이르렀던 중도금 비중을 30%로 낮추고 계약금 1000만원을 두 번으로 나눠 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파격세일이 비일비재하다.

경남 김해시 진영지구에서 GS건설이 분양 중인 '진영 자이'는 지난달 중순부터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1800만원인 계약금을 700만원으로 낮추고 분양가의 60%인 중도금을 무이자 융자(4층 이하)해 주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저층 물량을 하루라도 빨리 털기 위해 월드컵 기간 동안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양산 물금지구의 '신창 비바패밀리'도 중도금(분양가의 40%)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해 준다.

우림건설은 경남 진해시의 '이동 우림필유' 잔여물량에 대해 2300만원 선이던 계약금을 7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경북 경산시의 '경산 우림루미아트'도 분양가의 70%인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주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