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장외 연예매니지먼트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기존 코스닥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대신에 자회사 형태로 간접적으로 증시에 진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업체 인수는 단기 재료에 그칠수 있어 인수 효과가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앤미디어 트루윈 시나비전 튜브픽쳐스 등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비상장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인수금액은 100억원을 웃도는 우회상장에 비해 훨씬 적은 10억원대 안팎이 대부분이다.

케이앤미디어(옛 휴림미디어)는 지난 29일 영화배우 조한선 소속사인 모드니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2억원에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제작 등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인적 인프라 보강 차원에서 이번 인수가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한류스타를 보유한 매니지먼트 회사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B엔터테인먼트는 남상미 온주완 등이 소속된 열음엔터테인먼트와 김래원 등을 보유한 블루드래곤엔터 지분 61.5%(16억9000만원)와 53.8%(15억원)를 각각 인수했다. 매니지먼트사 경영 참여를 통해 기존 드라마 영화제작사업부와 시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시나비전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가수 이상우씨가 대표로 있는 원업엔터테인먼트 지분 23.07%를 5억원에 취득했고,지난 3월에는 김종국 한가인 등을 보유한 원오원엔터테인먼트 지분 7.69%를 확보했다.

팝콘필름으로 사명을 바꿀 예정인 트루윈은 엄정화 엄태웅 유건 등의 톱스타를 보유한 심엔터테인먼트 지분 40%를 취득,최대주주가 됐다. 이 밖에 모델라인이엔티는 배우 채민서 등이 소속된 에스앤비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했다.

코스닥 상장사가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하는 이유는 스타급 배우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할 경우 향후 콘텐츠 생산에 유리한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배우라는 콘텐츠의 핵심 요소를 보유하고,장외 연예매니지먼트사는 증시 간접 입성 효과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유명연예인 소속사 인수가 단기 주가 부양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 규제 여파로 장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코스닥 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있다"며 "연예인 보유라는 단기 재료보다는 고부가가치가 있는 콘텐츠 생산이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