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나홀로 활황을 구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인도나 브라질이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최근 급락한 것과 달리 상하이 증시는 상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2년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잃어버린 4년을 딛고 활황

상하이 종합지수는 2001년 6월14일 2245.43포인트로 최고점에 달한 뒤 지난해 6월 998.23포인트까지 떨어졌었다.

중국 증권가는 이를 잃어버린 4년으로 부른다.

이후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중국 증시는 5월부터 그 속도가 예상을 뛰어 넘었다.

삼성증권 최영호 상하이사무소장은 "지난 3월 만해도 1400포인트를 넘지 못할 산으로 보는 분위기였지만 5월 들어 1500과 1600포인트를 잇달아 돌파해 2년래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기준 1657을 기록했다. 중국의 한 인터넷사이트인 금융망은 은행예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저축액은 1조9000억달러에 달해 현재의 활황세가 이어질 경우 이동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경제관찰보는 중국 증시에 몰린 국내외 투기자금만 해도 800억위안(약 9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비(非)유통주 처리가 원동력

활황을 이끄는 견인차의 하나는 비유통주에 대한 순조로운 처리다.

비유통주는 상장기업 지분 중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정부 보유 지분으로 전체 상장 주식의 3분의 2에 달한다.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질 경우 엄청난 물량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돼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주주들과의 가격협상 등을 통한 적절한 통제방식을 동원,충격을 최소화했다.

1년여간 금지돼온 IPO(기업공개) 및 유상증자를 다시 허용하고 7월1일부터 매입한 주식을 당일 매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 환경도 개선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내 투자자들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핵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저축의 증시이동이 계속됨으로써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도 최근의 부동산 진정 대책으로 투자자금이 증시로 더 많이 이동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한국인 불법 주식투자

위안화 표시 내국인 전용시장인 A주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한국 기관투자가들은 없다. A주 투자가 허용된 외국인기관투자가(QFII)들이 40개에 달하지만 한국 기관은 아직 자격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한국인들이 중국인 차명으로 A주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불법거래로 얻은 투자 차익은 합법적인 송금이 안되는 데다 중국 증권당국이 7월부터 금융실명제를 엄격히 적용키로 해 낭패를 볼 수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