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서울과 경기지역 등을 휩쓸면서 이곳의 핫이슈인 재산세 인하,서울 강남북 간 재정 격차 해소를 위한 세목 교환 등을 놓고 중앙정부와 신임 자치단체장과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서울지역 '세목 교환'에 맞서 한나라당은 대안으로 '공동재산세' 방안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추진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세목교환 vs 공동재산세

서울 강남북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세목 교환과 한나라당이 내놓은 공동재산세 방안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면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도 토론회 때마다 열띤 공방을 펼칠 정도로 양자의 입장 차이가 극심했다.

현재 의원입법을 통해 국회 소위원회에서 심의가 진행 중인 이 두 방안 중 관할 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선호하는 안은 세목 교환.강남북 자치구 간 재정 격차 해소 효과가 뚜렷해 정책 목적에 가장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목 교환이 이뤄진다면 지난해 13배 가까이 차이가 났던 강남구(1826억원)와 금천구(143억원)의 자체 세수 격차는 3.7배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자치구들은 대체로 공동재산세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세목 교환 대안으로 제시한 이 방안은 강남북 간 재정 불균형을 어느정도 해소하면서 재산세는 자치단체 몫이라는 지방자치 원칙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재산세를 시에 넘겨주고 세수가 줄어들 담배소비세 등을 자치구에 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치구의 자체 수입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자치구는 우려하고 있다.

재산세 인하는 계속될 듯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추진돼온 탄력세율 적용을 통한 재산세 인하 움직임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자리의 대부분을 야당이 차지하면서 중앙정부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도 재정자립도가 크게 떨어지는 기초단체를 포함해 서울 20개 자치구,경기 17개 시·군이 재산세율을 최고 50%까지 인하했다.

지자체들끼리 경쟁적으로 재산세 인하에 가세하면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행정에 나섰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행자부는 지자체의 탄력세율 적용을 제한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그렇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교부금 지원 삭감 등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주민이 원한다면 재산세를 계속 깎아주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와의 신경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올해부터 매년 연봉이 새롭게 책정되는 지방의원 유급제까지 도입된 만큼 의원들 입장에서도 주민들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