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 국민의 선택] 압승에도 몸 낮추는 한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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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일 '5·31 지방선거' 압승의 '역효과'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기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뼈아픈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선거 승리의 기쁨을 표하기 보다 서둘러 '주의'부터 줬다.
그는 "나라의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국가가 부강하고 국민이 편안한 선진한국을 만드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낮은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결코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민심을 확인했고 국민이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며 "한나라당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기간 국민과 한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만큼 그것을 뒷받침하는 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국민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경우 이번 선거에서의 여당처럼 처절하게 심판받는다는 것을 목격한 만큼 앞으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당원 모두가 외부적으로는 겸허하고 내부적으로는 단합과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도부가 이렇게 경계심을 나타낸 데는 여당에 대한 반감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어느 정도 걸러진 만큼,민심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한나라당을 겨눌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지방선거의 과도한 압승이 오히려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지방 행정·의회를 장악한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할 수 있어서다.
열린우리당이 중앙권력까지 넘겨주면 '한나라당 독재체제'가 된다고 호소할 경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승리했다고 해서 당이 조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당 체질 변화 주장을 들고 나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의 색채나 진로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여권이 지방선거 파문을 수습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재탄생할 경우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구태'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게 당 일각의 우려다.
소장파인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이 조심스럽게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대선 때 화살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2002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기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뼈아픈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선거 승리의 기쁨을 표하기 보다 서둘러 '주의'부터 줬다.
그는 "나라의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국가가 부강하고 국민이 편안한 선진한국을 만드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낮은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결코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민심을 확인했고 국민이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며 "한나라당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기간 국민과 한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만큼 그것을 뒷받침하는 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국민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경우 이번 선거에서의 여당처럼 처절하게 심판받는다는 것을 목격한 만큼 앞으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당원 모두가 외부적으로는 겸허하고 내부적으로는 단합과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도부가 이렇게 경계심을 나타낸 데는 여당에 대한 반감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어느 정도 걸러진 만큼,민심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한나라당을 겨눌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지방선거의 과도한 압승이 오히려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지방 행정·의회를 장악한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할 수 있어서다.
열린우리당이 중앙권력까지 넘겨주면 '한나라당 독재체제'가 된다고 호소할 경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승리했다고 해서 당이 조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당 체질 변화 주장을 들고 나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의 색채나 진로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여권이 지방선거 파문을 수습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재탄생할 경우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구태'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게 당 일각의 우려다.
소장파인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이 조심스럽게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대선 때 화살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