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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5일자) 기업에 족쇄 채우는 상법개정 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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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가 상법개정시안 등을 담은 이른바 '법무실 개혁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식회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이번 개혁의 취지라고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환경이 워낙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상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시안을 보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이중대표소송제 등 현실을 무시하거나 시기상조(時機尙早)로 보이는 과도한 규제들로 인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아 앞으로 입법 과정에서 현실에 맞게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임원의 과실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이중대표소송제 도입이다.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지만 세계 각국에서 입법화된 사례도 없거니와 엄격한 기준으로 도입돼야 할 이런 소송제가 상법에 함부로 포함될 경우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집행임원제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말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이 제도가 전면 도입될 경우 투자 위축(萎縮) 등 기업의 활력만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정부가 대표이사제와 집행임원제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개별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그런 점을 우려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증권거래법 등 하위법에서 앞으로 관련규정을 만들 경우 이 제도가 강제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환영할 만한 점은 자본규제를 크게 완화한 것이다. 최저자본금 폐지는 창업 촉진 등 경제 활성화(活性化)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다양한 주식발행이나 무액면주 발행 등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나 합병·분할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채발행 총액제한 폐지도 마찬가지이고,유한회사 도입도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기업의 경영권 방어 우려와 관련해 그 필요성이 논의돼 왔던 포이즌 필이나 황금주 등을 도입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외 기업경영에 IT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긍적적인 측면이 있지만 주의도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전자주총을 실시할 능력이 있는지, 오히려 비용 부담만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보안 문제는 없는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법무부는 상법개정시안과 함께 이자제한법의 부활 등 서민법제 개선방안도 이번 개혁 로드맵에 포함시켰지만 사채이자율을 최고 40%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서민보호 효과보다 또 다른 왜곡만 초래하고 말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이 걸러져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시에 기업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등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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