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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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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정권 시절 '양심선언'이 봇물을 이룬 적이 있었다.

    힘깨나 쓴다는 권력자들 사이에서,아니면 권력기관에서 은밀하게 자행된 부정부패의 실상이 낱낱이 공개되곤 했던 것이다.

    양심선언을 접하며 사람들은 속시원하다는 청량감을 맛보는가 하면,때로는 '이럴 수가…'하며 분노를 삼키기도 했다.

    고발자는 '시대의 양심'을 대변했다 해서 마치 영웅처럼 떠받들어지기도 했다.

    '양심'이라는 말 속에는 '어질다' '깨끗하다'는 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에 그 자체가 곧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양심불량자'는 곧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히는 것이어서 가장 큰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양심이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이범선은 소설 '오발탄'에서 '양심은 손끝의 가시와 같다'고 했다.

    빼어버리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냥 두면 건드릴 때마다 아파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는 얘기다.

    미국 인디언들은 양심을 '삼각형'에 비유했다.

    남을 속이거나 부끄러운 행동을 하면 삼각형의 모서리 끝 부분이 닿아서 사람들이 아픔을 느낀다는 것이다.

    최근 '양심지킴이'들의 미담기사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중학교 재학시절,형편이 어려워 내지 못했던 점심도시락 값을 몇 년이 지난 뒤 사과편지와 함께 보낸 청년이 있는가 하면,슈퍼마켓에서 몇 백원짜리 물건을 훔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뒤늦게 용서를 구한 학생도 있었다.

    카드를 주워 6만8000원을 사용한 뒤 하루도 안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의 편지를 보낸 젊은이의 사연도 메마른 사회에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

    양심은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고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라고 한다.

    양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영혼의 소리'라고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말대로 훔치려고 하면 꾸짖고,중상하려고 하면 야단치는 게 다름 아닌 양심이다.

    갈수록 무디어져 가는 양심이 '행동하는 양심' '시대의 양심'으로 되살아 나면서 우리 사회를 덥혀 주는 훈풍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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