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씨(31)는 얼마 전 이웃주민과 주차문제로 심하게 다투다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심한 두통을 느끼면서 5분간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오심과 구토를 계속 한 최씨는 뇌졸중의 하나인 뇌동맥류라는 진단을 받았다.

뇌동맥류란 뇌출혈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로 뇌동맥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돌출되거나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다 어느 순간 터져서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이처럼 뇌 속의 '시한폭탄'인 뇌동맥류를 안고 사는 사람은 1만명당 2∼3명 꼴로 추정된다.

뇌동맥류가 크게 터지면 30~40%는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게 된다. 병원을 찾아도 치료가능한 환자는 60~70%에 불과한 셈이다. 계절 나이 연령을 가리지 않는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흡연자는 발병률 2.5배나 높아= 뇌졸중의 위험 요인에는 고혈압 흡연 당뇨병 경동맥협착 심방세동 심장병 고지혈증(콜레스테롤) 등 성인병이 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가장 큰 원인이다.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갖고 있어 뇌출혈과 뇌경색 모두 일으킬 수 있다.

혈중콜레스테롤이 높거나(고지혈증) 담배를 피면 심혈관 질환은 물론 뇌졸중 발병률이 비흡연자보다 2.5배 높다고 한다.

당뇨 환자도 정상인보다 2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경구피임약 복용 여성도 약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심장질환자는 발병률이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운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2.7배나 높다.

코를 고는 사람은 뇌경색 발생률이 약 2배 증가한다.

허승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장은 "뇌혈관 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 환자가 늘기 때문"이라며 "기름진 식단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과 함께 50세 이상은 1년에 한번 정도 뇌혈관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예방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 대사증후군환자 뇌졸중 위험 극복=대사증후군은 흔히 뱃살과 허벅지살의 싸움이라고 한다.

서로 겨루다가 뱃살이 이기면 대사증후군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여러 성인병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은 흔히 걸어다니는 '질병창고'로 불린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주범이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로 진행되지 않도록 초기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역시 비만관리다.

체중을 줄이면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농도가 감소되고 혈압과 혈당이 떨어져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될 수 있다.

최소 이틀에 한번씩은 30분 이상 중등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현미밥,호밀빵,메밀국수,잡곡밥,콩,어패류,과일과 야채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동물성 지방과 단 음식은 피해야 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