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최대 관심사인 롯데그룹의 에쓰오일 지분 인수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에쓰오일 경영권을 50 대 50으로 공동 행사한다는 조건으로 롯데그룹에 에쓰오일 자사주 28.4%를 매각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에쓰오일 김선동 회장이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매각 여건이 성숙됐다'고 말했는데 롯데와 아람코가 협상을 벌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롯데가 현재 시가로 2조원이 넘는 자사주 인수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려 해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자사주는 총 3198만주로 5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 2조1653억원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고유가 추세에서 아람코가 안정적인 공급처 유지 및 투자 고수익 창출의 이득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롯데에 넘길 이유가 없다"며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 SK㈜ GS칼텍스 등 다른 정유사들이 정제마진 감소로 인해 작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각각 14%,41.5% 감소한 데 비해 가장 앞선 고도화시설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에쓰오일은 크래킹 마진이 높아져 11%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한편 롯데그룹측은 에쓰오일 지분 인수 시도에 대해 "1~2년 전에 실무 차원에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