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떨어진다고 모든 종목들이 동반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강세장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다가도 지수가 약세를 보일 때면 탄탄한 모습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들이 있다.

그 대표 주자가 바로 배당주다.

배당주는 약세장의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아 왔다.

올 들어 기업 실적과는 무관한 외부 변수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배당주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약세를 보임으로써 예상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기대감에서다.

게다가 반기 결산일이 성큼 다가오면서 중간 배당 매력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간 배당을 실시했던 기업들 대부분이 올해도 중간 배당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정 깊을수록 커지는 배당 매력

적지 않은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연말이 가까워졌을 때에나 사는 종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투자의 중요한 포인트는 시기가 아니라 주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최근과 같은 주가 하락기는 배당투자자에게는 같은 금액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얘기다.

연말로 다가갈수록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배당주의 특성상 조정기가 저점 매수 타이밍이기도 하다.

이런 점 때문에 고배당주들은 지수 조정기에 방어주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KT의 경우 지난해 말 주당 2000원의 연말 배당을 했다.

이 회사의 주식을 지난해 10월 고점이던 4만5250원에 샀다면 수익률은 4.4%다.

하지만 지수가 조정을 보이던 4월에 산 투자자들은 5.3%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게다가 주가가 저렴할 때 사둔 덕분에 시세차익도 누렸다.

지수 약세에도 불구하고 배당 관련 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배당주의 전망을 밝게 한다.

기관투자가들이 배당주를 사들여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가스 철강 통신업종 주목

주요 배당 유망 종목으로 꼽히는 업종은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분야다.

통신과 전기 가스업종이 대표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업종의 고배당주들은 대부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최근 5%를 웃돌고 있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종목으로는 KT 지투알 S-Oil 부산가스 한국가스공사 등이 꼽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S-Oil은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 수준(5125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6월 초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7.5%를 웃돈다.

마진율이 높아지고 있어 올해 수익성은 더 나아질 전망이다.

지투알도 LG애드 등 자회사들의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배당 매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6.8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T는 전통적인 배당주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지만 매년 고배당주로 꾸준히 거론되는 종목이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6.10%다.

SK텔레콤도 배당수익률이 4.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스주들은 무더기로 고배당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가스 부산가스 한국가스공사 예스코 등으로 매년 30~50%가량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자랑한다.

올해도 이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가스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수혜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음식료와 금융 건설 등의 내수주도 관심 대상이다.

KT&G와 진로발효 등이 그 주인공이다.

KT&G는 아이칸펀드와의 분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앞으로 이 회사의 배당성향 상향이나 자사주 추가 매수 등을 예상하고 있다.

철강 대표주인 포스코동국제강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한때 원자재 강세를 등에 업고 강력한 랠리를 펼쳤지만 5월 중순을 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동국제강은 연중 최저 수준까지 근접했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더욱 높아졌다.

동국제강은 4.81%,포스코는 3.28%로 분석됐다.

이 밖에 정보기술(IT) 종목 중에서는 휴대폰 부품 업체인 피앤텔과 국내 최대 PCB(인쇄회로기판) 생산 업체인 대덕전자를 눈여겨볼 만하다.

또 3월 결산 법인 중에는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권은 최근 조정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반등시 주가 차익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