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경제밀착 어떻게 볼 것인가] "중국의 대북투자는 동북3성 발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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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밀착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북한은 전략물자의 100%,공산품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생명줄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통일 경제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통일경제연구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수출입은행 후원으로 5일 한경 사옥 영상회의실에서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학자와 기업인들을 초청,북·중 밀착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가 경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단계에 들어섰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의 경협을 무모하게 늘리기보다는 북·중 관계의 한계를 직시하고 냉철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세션의 사회는 이상만 통일경제연구협회 회장(중앙대 교수)과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각각 맡았다.
▲이상만 통일경제연구협회 회장=북·중 경제 관계의 현황부터 얘기해보자.현안과 평가는 어떠한가.
▲유완영 유니텍코리아 회장=1999년 세미나에서도 북한이 중국에 예속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최근 그런 징후가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양각도의 사우나 시설과 가라오케 직원이 중국인으로 바뀌었고 평양 호텔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방이 모자랄 정도다.
관광만 온 것이 아닐 것이다.
북한은 중국어를 해야 장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3월 이후 매일 베이징에서 평양행 비행기가 뜬다.
특히 중국의 저장성 원저우 상인들이 북한을 빈번하게 오가고 있다.
북한 조선투자개발총회사 총사장의 말에 따르면 동북 3성 뿐 아니라 광둥성 쓰촨성에서도 대북 투자가 시작됐다.
북한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따리 수준의 거래 말고 큰 사업거래를 물어오라"고 지시를 했다고 한다.
북한은 특히 설탕 생산 등에 대한 투자를 바라고 있다.
중국인들은 학생소년궁전에 가서 북한 아이들에게 노트 연필 책을 주고 간다.
우리도 북한을 개방시키기보다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신경쓸 필요가 있다.
북한은 우리측에게 개성공단을 키워달라고 요구했는데 우리가 활성화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에서 활성화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윤휘탁 고구려재단 연구위원=중국이 북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동북 3성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북한 지역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입장에선 2002년 9월 신의주가 북한의 특별행정구로 선포된 이후 전력 도로 급수 등의 기초 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건축자재 설비 상품 대부분을 조달하는 혜택을 입었다.
한편 중국은 1985년까지 한국사로 기술하던 고구려사를 2002년부터 중국사에 편입시키는 등 동북 공정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북한은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 교수=북·중 관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북한에 대한 국경선 개념이 최근 '변경'에서 '국경'으로 바뀌었다.
국경선 경비대가 2003년 9월 무장경찰에서 정규군으로 대체된 것이나,2002년 9월 양빈 사건,최근 비자 면제 조치가 사라진 것 등이 그 증거다.
따라서 양국 관계에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다는 점도 아울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양국 교역액이 최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1993년 9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005년 15억8000만달러는 15년간 1.5배 밖에 안 늘었다.
중국이 대북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보상 투자나 합작 투자의 개념이므로 투자보다는 교역에 가깝다.
중국은 대북 투자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 중요하지만 위험한 존재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감안해 대비해야 한다.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북·중 관계를 경제로만 얘기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외교나 정치 분야까지 고려해서 양국 관계의 전망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중장기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북한과 경협하는데 제약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중국도 북한보다는 한국 미국 일본이 주요 무역대상국이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갈등 관계를 야기할 정도로 북한과의 경협을 확대하지 못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체제유지와 경협이라는 양면,이원화 전략하에서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북·중 경협으로 남북 경협을 견제하고 남북 경협으로 북·중 경협을 견제하는 것이다.
북한과 관련된 동아시아의 경협은 현재 한·중,북·중 식으로 쌍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다자적,상보적인 경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한·중·일 간에 산업의 분업화가 상당히 진척돼있지 않은가.
우리의 대북 지원도 북한 경제의 중장기 개발이라는 틀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교수=북한이 중국에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개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에 간 것도 개혁 의지를 보인 게 아니라 중국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이 미국 편에 설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북·중 관계는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에는 랴오닝성 지린성 등 지방 정부 간에 미묘한 경쟁 관계가 있고,현재 경제가 과열 상태라 북한의 지하자원을 선점해 물건부터 빼가는 형국이다.
실례로 지린성이 북한에 9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했지만 지린성이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중앙정부가 그런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리 없다는 점에서 '뻥튀기'해서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투자가 이행되지 않으면 북한이 2~3년 안에 중국에 대해 문을 닫아버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북·중 관계의 폭발적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이 갖지 못하는 한국의 국제 관계 노하우를 입증해서 북한이 한국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협 모델 파트너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시설에 대해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하고 있는데 유사시에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걸 우리가 명백히 함으로써 통일이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협력구도를 만들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 1월1일 이후로 북·중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북·중은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국가 간 우호적 물물교환 관계였으나 중국 입장에서 북한 관계에서도 세계 규범을 따라야하게 된 것이다.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간다면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생긴 이러한 변화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2001년부터 유럽연합과의 관계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유럽 호주 캐나다 등 보다 중립적인 나라의 정부 및 기업들과 연계해 북한의 국가 재건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
▲이계민 주필=북한이 외부에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믿음을 줘야할 것이다.
정리=현승윤·정지영 기자
hyunsy@hankyung.com
주최 : 통일경제연구협회 한국경제신문사
후원 : 한국수출입은행
중국 국영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북한은 전략물자의 100%,공산품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생명줄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통일 경제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통일경제연구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수출입은행 후원으로 5일 한경 사옥 영상회의실에서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학자와 기업인들을 초청,북·중 밀착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가 경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단계에 들어섰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의 경협을 무모하게 늘리기보다는 북·중 관계의 한계를 직시하고 냉철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세션의 사회는 이상만 통일경제연구협회 회장(중앙대 교수)과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각각 맡았다.
▲이상만 통일경제연구협회 회장=북·중 경제 관계의 현황부터 얘기해보자.현안과 평가는 어떠한가.
▲유완영 유니텍코리아 회장=1999년 세미나에서도 북한이 중국에 예속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최근 그런 징후가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양각도의 사우나 시설과 가라오케 직원이 중국인으로 바뀌었고 평양 호텔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방이 모자랄 정도다.
관광만 온 것이 아닐 것이다.
북한은 중국어를 해야 장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3월 이후 매일 베이징에서 평양행 비행기가 뜬다.
특히 중국의 저장성 원저우 상인들이 북한을 빈번하게 오가고 있다.
북한 조선투자개발총회사 총사장의 말에 따르면 동북 3성 뿐 아니라 광둥성 쓰촨성에서도 대북 투자가 시작됐다.
북한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따리 수준의 거래 말고 큰 사업거래를 물어오라"고 지시를 했다고 한다.
북한은 특히 설탕 생산 등에 대한 투자를 바라고 있다.
중국인들은 학생소년궁전에 가서 북한 아이들에게 노트 연필 책을 주고 간다.
우리도 북한을 개방시키기보다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신경쓸 필요가 있다.
북한은 우리측에게 개성공단을 키워달라고 요구했는데 우리가 활성화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에서 활성화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윤휘탁 고구려재단 연구위원=중국이 북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동북 3성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북한 지역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입장에선 2002년 9월 신의주가 북한의 특별행정구로 선포된 이후 전력 도로 급수 등의 기초 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건축자재 설비 상품 대부분을 조달하는 혜택을 입었다.
한편 중국은 1985년까지 한국사로 기술하던 고구려사를 2002년부터 중국사에 편입시키는 등 동북 공정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북한은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 교수=북·중 관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북한에 대한 국경선 개념이 최근 '변경'에서 '국경'으로 바뀌었다.
국경선 경비대가 2003년 9월 무장경찰에서 정규군으로 대체된 것이나,2002년 9월 양빈 사건,최근 비자 면제 조치가 사라진 것 등이 그 증거다.
따라서 양국 관계에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다는 점도 아울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양국 교역액이 최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1993년 9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005년 15억8000만달러는 15년간 1.5배 밖에 안 늘었다.
중국이 대북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보상 투자나 합작 투자의 개념이므로 투자보다는 교역에 가깝다.
중국은 대북 투자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 중요하지만 위험한 존재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감안해 대비해야 한다.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북·중 관계를 경제로만 얘기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외교나 정치 분야까지 고려해서 양국 관계의 전망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중장기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북한과 경협하는데 제약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중국도 북한보다는 한국 미국 일본이 주요 무역대상국이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갈등 관계를 야기할 정도로 북한과의 경협을 확대하지 못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체제유지와 경협이라는 양면,이원화 전략하에서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북·중 경협으로 남북 경협을 견제하고 남북 경협으로 북·중 경협을 견제하는 것이다.
북한과 관련된 동아시아의 경협은 현재 한·중,북·중 식으로 쌍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다자적,상보적인 경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한·중·일 간에 산업의 분업화가 상당히 진척돼있지 않은가.
우리의 대북 지원도 북한 경제의 중장기 개발이라는 틀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교수=북한이 중국에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개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에 간 것도 개혁 의지를 보인 게 아니라 중국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이 미국 편에 설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북·중 관계는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에는 랴오닝성 지린성 등 지방 정부 간에 미묘한 경쟁 관계가 있고,현재 경제가 과열 상태라 북한의 지하자원을 선점해 물건부터 빼가는 형국이다.
실례로 지린성이 북한에 9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했지만 지린성이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중앙정부가 그런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리 없다는 점에서 '뻥튀기'해서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투자가 이행되지 않으면 북한이 2~3년 안에 중국에 대해 문을 닫아버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북·중 관계의 폭발적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이 갖지 못하는 한국의 국제 관계 노하우를 입증해서 북한이 한국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협 모델 파트너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시설에 대해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하고 있는데 유사시에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걸 우리가 명백히 함으로써 통일이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협력구도를 만들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 1월1일 이후로 북·중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북·중은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국가 간 우호적 물물교환 관계였으나 중국 입장에서 북한 관계에서도 세계 규범을 따라야하게 된 것이다.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간다면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생긴 이러한 변화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2001년부터 유럽연합과의 관계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유럽 호주 캐나다 등 보다 중립적인 나라의 정부 및 기업들과 연계해 북한의 국가 재건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
▲이계민 주필=북한이 외부에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믿음을 줘야할 것이다.
정리=현승윤·정지영 기자
hyunsy@hankyung.com
주최 : 통일경제연구협회 한국경제신문사
후원 : 한국수출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