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기업에 다니는 서모 과장(39)은 최근 A은행에 들러 신용대출 1500만원을 받았다.

금리는 연 10%.

서 과장은 돈이 더 필요했지만 이미 한도가 꽉 찼다는 은행 직원의 답변이 돌아왔다.

서 과장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이모 대리(34).

큰 맘 먹고 집을 사면서 모자라는 돈을 신용대출로 메우기 위해 서 과장과 마찬가지로 A은행을 방문했다.

이 대리의 신용대출 한도는 3000만원.금리는 연 7.25%였다.

직장상사인 서 과장보다 금리면에서 훨씬 유리한 데다 한도도 배나 많다.

서 과장보다 연봉도 적고 은행거래 경력도 짧은 이 대리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이유는 뭘까.

차이는 평소 신용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있다.

이 대리는 예금 적금 카드 등 모든 거래를 A은행에 집중하는 한편 자신의 신용을 꾸준히 관리해 왔다.

결제대금을 한 번도 연체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서 과장은 자신의 금융거래를 여러 은행에 분산했고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몇 차례 연체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서 이 대리의 신용등급은 2등급인 반면 서 과장은 7등급 딱지가 붙어 있다.

신용관리도 재테크다.

평소 철저하게 관리한 자신의 신용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거래은행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받으면 대출받을 때 금리와 한도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각종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은행마다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수료 면제 및 할인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평가하는 신용등급 항목은 수백가지에 달한다.

보통 돈빌리는 사람의 직업을 비롯 연소득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고객의 신용을 1~10등급으로 나눈다.

최고와 최저 등급 간 금리차이는 5%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신용관리는 직장 새내기 시절부터 시작해야 한다.

신용은 일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쌓이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