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불안이 계속된 이유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과잉 유동성 때문이라는 시각을 뒷받침해 주는 한국은행의 조사 보고서가 7일 나왔다.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 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온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콜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규일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통화연구실 차장은 '자산 가격과 유동성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서 "자산 가격이 급등한 것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1% 증가할 경우 주택 가격은 0.3%,주식 가격은 0.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주택 가격이 1% 오르면 시중 유동성은 3.4% 늘어나고 주식 가격이 1% 상승하면 유동성은 1.4%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집값을 상승시키고 오른 집값은 담보 여력을 늘려 유동성 과잉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정 차장은 "1996년 이후 시중 유동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기적으로는 주식 가격이 유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주택 가격에 대한 유동성의 영향력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잉 유동성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궁극적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자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