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천596야드)에서 치러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3라운드는 좀체 보기 힘든 해프닝이 여러차례 벌어졌다.

이날 벌어진 해프닝의 압권은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받은 2벌타.
카리 웹(호주)과 박세리(29.CJ)와 함께 경기를 펼친 소렌스탐은 2번홀(파5)에서 골프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탓에 어이없는 2벌타를 먹어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망신을 당했다.

티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안착시킨 소렌스탐은 두번째샷을 치기 전 볼 바로 뒤쪽의 디봇을 손으로 치웠다.

처음에는 떨어져 나간 디봇을 치우는 듯 했으나 곧 이어 아직 페어웨이 잔디에 붙어 있는 디봇마저 떼어내는 것이 웹의 눈에 띄였다.

클럽 헤드가 잔디를 파고 들면서 생기는 디봇은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면 얼마든지 치울 수 있지만 일부라도 지면에 붙어 있다면 그대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골프규칙 13조2항의 규정.
또 떨어져 나간 잔디 조각을 디봇 자국에 다시 덮어 놓았을 때도 이를 치우면 안되는 것인데 소렌스탐은 이를 무시한 것이다.

웹은 지체없이 소렌스탐에게 "규칙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소렌스탐은 스스로 2벌타를 부과할 수 밖에 없었다.

웹은 "소렌스탐이 디봇을 뜯어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그런 대선수가 규정을 몰랐다니..."라며 입맛을 다셨다.

소렌스탐은 "몰라서 그랬다"면서 "모든 게 내 탓이니 누구를 탓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했지만 규정을 어겼다는 망신 뿐 아니라 결국 3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감, 대회 4연패의 꿈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2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선 팻 허스트(미국)는 9번홀(파4)에서 정상급 프로 선수답지 않게 4차례나 퍼팅을 한 끝에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두번째샷을 홀 10m 거리에 떨군 허스트의 버디 퍼트는 홀에 약 70㎝ 가량 모자랐다.

가볍게 친 파퍼트는 내리막을 타고 홀을 1.2m나 지나갔고 오르막 보기 퍼트 역시 홀을 외면했다.

버디 찬스에서 졸지에 2타를 잃어버린 허스트를 단독 선두에서 공동선두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위성미(17.나이키골프)도 해프닝 시리즈에서 한몫했다.

1라운드 때부터 퍼팅 부진으로 애를 태운 위성미는 3라운드에서도 그린에서 고전했다.

3번홀(파3)에서 12m 거리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은 위성미는 5번홀(파4)에서 7m 버디 찬스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더니 17번홀(파3)에서 치명적인 퍼팅 실수로 지켜보던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9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는 홀 45㎝ 앞에 멈춰 무난하게 파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으나 툭 치기만 하면 들어갈 파퍼트를 잡아당겨 왼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위성미는 "퍼팅 스트로크가 잘못됐다"면서 "그냥 실수의 하나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을 수 있는 찬스를 놓친 아쉬움은 떨쳐낼 수 없었다.

이와 함께 2라운드를 선두 허스트에 1타 뒤진 2위로 마친 도로시 델라신(미국)은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에 더블보기 2개, 보기 7개를 쏟아내며 9오버파 81타로 무너져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