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자들은 오는 10월께부터 고화질(HD) 셋톱박스를 통해 기존 아날로그 TV에 비해 5배나 선명한 HDTV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HDTV 보급에 이어 HD 셋톱박스 상용화에 따라 현재 표준화질(SD)급에 머물러 있는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12일 서귀포 중문단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HD와 양방향 서비스'라는 주제로 '제4회 KCTA 전시회 겸 컨퍼런스'를 열고 그동안 시범 서비스에 사용해온 HD 셋톱박스를 10월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HD 셋톱박스 상용 제품을 출품했다.

삼성전자는 SD·HD 겸용 케이블 셋톱박스(모델명 SMT-H3010)를 선보였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J케이블넷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으로 CJ케이블넷은 시범 서비스를 거쳐 10월께 이 셋톱박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큐릭스 제주방송 씨앤엠 등 다른 MSO와도 HD 셋톱박스 공급 협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D 셋톱박스와 연결돼 있는 디지털 TV로 시청하면 화질이 SD급이나 아날로그 TV에 비해 5배 더 깨끗하고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초에는 160기가바이트(GB)짜리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HD 셋톱박스(모델명 SMT-H3070 PVR)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도 HD 셋톱박스(모델명 LSC-6300)를 전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MPEG2 등 기존 압축기술뿐 아니라 H.264 같은 새 압축기술까지 적용할 수 있는 점이 LG 제품의 특징"이라며 "7월 말까지 씨앤엠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송사업자들은 가입자들에게 임대 방식으로 HD 셋톱박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셋톱박스가 내장된 HDTV를 가진 가입자라도 케이블TV를 HD 화질로 보려면 HD 셋톱박스를 연결해야 한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한운영 센터장은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은 양방향 서비스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net,CGV,XTM,내셔널지오그래픽,엑스포츠 등을 서비스하는 CJ미디어는 이날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께 'TVN(토털 버라이어티 네트워크)'이라는 새 채널을 개국한다고 밝혔다.

CJ미디어는 TVN 방송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개그맨 신동엽씨가 운영하는 DY엔터테인먼트와 프로그램 공동 기획·제작 및 출연진 교류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서귀포=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