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NHN의 2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양사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넥슨은 '단순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업제휴 등을 추진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양사의 지분구조를 감안할 때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넥슨홀딩스와 넥슨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NHN 8만8097주(0.57%)와 15만1871주(0.98%)를 각각 사들였다.

이에 따라 넥슨홀딩스는 자회사인 엠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28%를 합치면 NHN 지분율이 6.83%로 높아져 2대주주로 올라섰다.

NHN의 2대주주였던 노르웨이계 투자은행 노지스뱅크코리아는 최근 장내매도로 지분율을 7.25%에서 6.17%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넥슨측이 NHN 지분을 산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첫째는 NHN이 적대적 M&A 위협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NHN은 최대주주인 이해진 전략담당임원(CSO) 외 8명의 지분이 10.67% 밖에 안돼 적대적 M&A에 노출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신증권 강록희 연구위원은 "NHN은 현실적으로 적대적 M&A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우호세력인 넥슨이 보유지분을 늘린 것은 대외적으로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셈이어서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합작사 설립 등 두 회사 간 사업제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내와 일본에서는 각각 게임포털을 운영하면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중국과 미국에서는 제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위원은 "게임과 검색포털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신규 시장에 진입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 다양한 제휴가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지분 취득으로 양사의 합병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NHN과 넥슨은 한때 합병을 검토했지만 넥슨의 기업가치가 높게 나온 데다 김정주 넥슨 회장의 지분이 너무 많아 NHN측에서 포기를 했었다.

현재 김정주 회장은 부인 유정현씨와 함께 넥슨의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 지분을 69.64% 보유하고 있다.

넥슨홀딩스는 넥슨 재팬과 엠플레이 등의 지분을 100%,넥슨 재팬은 넥슨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