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알의 이주용 대표는 최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기술원에서 차량 방호울타리 실물충돌 시험을 마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알루미늄재 차량 방호울타리가 네 차례 도전 끝에 마침내 최고 등급인 'SB5'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주용 대표는 "이번 합격으로 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SB2∼4등급을 포함하면 시험에 통과한 제품이 모두 6개로 업계 최다"라고 강조했다.

차량 이탈 등 구조안전도 검사만 하는 SB4 등급과 달리 탑승자의 안전도(생명)를 충족시켜야 하는 SB5 등급 통과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승용차가 충돌했을 때 탑승자 머리의 앞쏠림 속도가 33km 이내로 완화돼 탑승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어야 하는 엄격한 조건이다.

SB5 등급을 받기 위해 케이알은 2002년부터 휴일도 없이 밤을 새가며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2004년 6월 첫 실물충돌 시험에 도전했지만 구조안전도만 합격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이어진 도전에서도 탑승자 안전도가 기준에 밑돌아 번번이 탈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굴하지 않고 전담 연구인력 10여명을 투입,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부숴 먹은 차량만 20대가 넘는다.

이 대표는 "둔탁한 시멘트 방호울타리와 달리 미관과 조망권을 최대한 살리면서 탑승자의 안전도까지 만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최근 이 회사에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측은 다음 달 여주 세종대교 3.3km 구간에 이 제품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교량 발주기관으로부터 설치 요청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내에 터키를 비롯한 유럽 중동지역 수출도 본격화해 올해 4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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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