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는 물론 올 1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가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제품가격 하락으로 이익률이 상당폭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환율충격과 제품가격 하락 영향을 동시에 받은 주요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기 사이클상 IT주 실적은 2분기가 바닥이며 3분기부터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IT주 하락은 2분기 실적악화를 선반영한 측면이 강하며,3분기 어닝 모멘텀을 감안하면 조만간 상승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 IT기업 2분기 바닥,3분기 회복

14일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3사가 시가총액 상위 30위 기업을 대상으로 2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1조323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19.8% 감소한 것이며 2003년 2분기 1조1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영업실적이다.

시총 9위인 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6.2%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LG필립스LCD는 LCD패널 가격 약세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상장 이후 처음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LG전자는 IT주 가운데 비교적 2분기 실적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등 디지털가전 부문이 성수기를 맞아 큰 폭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테크팀장은 "반도체는 좋아지는 추세로 돌아섰고,휴대폰과 디스플레이는 아직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2분기가 최악이며 더 이상 나빠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3분기부터는 기업 실적에 미치는 환율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이익모멘텀은 조선주가 최고

제품가격 하락 영향이 큰 철강주와 환율하락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주도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됐다. 포스코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으며,현대차도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5%,7.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세계 롯데쇼핑 등 내수관련주와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조선주는 최근 주가가 큰 폭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익 모멘텀으로 보면 모든 업종 중 단연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62.3%,236.9%씩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고,대우조선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2분기 적자에서 올 2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급조정의 원인인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 등 외부변수가 이달 말께 일단락되면 시장의 관심은 실적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최근 2분기 기업실적 악화 우려가 일부 주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3분기 이후 개선 전망을 감안하면 반드시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