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
브라질과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아르헨티나가 `죽음의 C조'에서 2연승으로 사실상 16강행을 확정짓는 데는 공격수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의 역할이 컸다.

앞서 코트디부아르와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뽑으며 2-1 승리를 이끌었던 크레스포의 활약은 17일(한국시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더욱 빛났다.

크레스포는 이날 1골 1도움으로 팀의 6-0 대승을 주도했다.

그의 진가가 입증된 건 1-0으로 앞선 전반 31분.
세르비아 문전 가까이에서 하비에르 사비올라와 후안 리켈메로 이어진 패스는 크레스포로 연결됐다.

크레스포는 그림 같은 뒤꿈치 패스로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며 공간을 만들어 줬고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달려 들며 골을 만들어냈다.

M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차두리마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며 정교한 패스를 골로 연결하는 크레스포의 모습에 감탄했을 정도.
`98 프랑스 월드컵과 2002 한.일 월드컵 때 바티스투타에 밀려 두 경기를 합쳐 100분밖에 뛰지 못했던 크레스포는 후반 34분에는 리오넬 메시의 패스를 받아 이 경기 4번째 골이자 자신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을 수확했다.

슈팅수 3개 모두가 유효 슈팅일 정도로 정교한 슛 감각까지 뽐낸 크레스포는 맨어브더매치를 리켈메에게 양보했지만 6점 차 대승의 견인차임은 분명했다.

◇워스트

▲마테야 케주만(세르비아-몬테네그로)
첫 경기를 내줘 벼랑 끝에 몰렸던 세르비아가 완패를 당하며 16강 탈락의 쓴잔을 마신 건 공격수 마테야 케주만(27.아클레티코 마드리드)의 부진과 퇴장이 크게 작용했다.

사보 밀로셰비치와 투톱으로 나선 탄탄한 수비에 매서운 공격력으로 공.수를 압도한 아르헨티나의 벽에 막혀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케주만은 설상가상으로 0-3으로 뒤진 후반 2분에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에게 거친 태클을 걸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역적' 신세가 됐다.

64분 간 뛰며 단 1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고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것.
세르비아는 10-11의 수적 열세 때문에 막강 화력의 아르헨티나에 잇따라 골문을 내줘 결국 6점 차 대패 수모를 당했다.

아르헨티나에 실력이 한 수 아래였던 세르비아는 케주만의 퇴장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