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성별에 따라 양극화하고 있다.

여성용 화장품은 보다 세밀하고 전문적인 제품이 인기를 끄는 반면,남성용은 기능이 합쳐지고 간편한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이에 따라 정반대되는 남녀 고객의 소비 성향에 맞춘 화장품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뜨거워졌다.

◆여성 화장품,'쪼개야 팔린다'

기존 여성용 기초화장품은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등으로 나뉘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에센스 하나만도 미백 에센스와 탄력 에센스 등으로 전문화하고 크림도 낮 전용과 밤 전용으로 나눠지는 등 세분화된 제품의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최근 여성용 세안제(폼 클렌저)를 아침용 '예조'와 저녁용 '단야'로 나눠 발매했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는 "이달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세안제 매출이 네 배나 늘었다"며 "전문 제품이 잘 팔리는 추세에 따라 각질 제거 전용 스킨(청안연수)도 기존 스킨과 별도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세분화 경향은 매니큐어 등 색조화장품으로도 번져 가고 있다.

여성들이 색상을 내주는 메인 매니큐어를 바르기 전 손톱 보습용 '베이스 코트'를 먼저 쓰고,바른 뒤에도 손톱을 보호해주는 '톱 코트'를 덧바르기 시작하면서 관련 제품 시장이 새롭게 생겨날 정도다.

에뛰드가 베이스 코트용으로 내놓은 '파워래스팅 케어'와 더페이스샵의 '네일칼라 탑 코트' 등은 각각 올 들어 매달 50%대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남성 화장품,'뭉쳐야 산다'

연간 5000억원대로 커진 남성용 화장품 시장에서는 자외선 차단,미백,보습 등의 기능을 이미 남성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스킨과 로션에 추가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바쁜 아침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킨·로션이 결합된 제품이나,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보디 클렌징까지 동시에 되는 다기능 멀티 제품도 속속 출시돼 매출 신장을 주도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그간 여름철마다 남성용 선크림을 내놨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으나,이번 시즌엔 로션에 선크림을 합쳐 대박을 터뜨렸다.

'퓨어 포맨 선컬러 프로텍터'는 로션이면서도 자외선 차단에 피부색 보정까지 해주는 '스리 포 원' 제품이다.

이 회사는 개당 6500원인 이 제품으로 지난 5월 한 달간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