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사커루가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맞붙은 19일 새벽(호주시간) 호주 대륙은 흥분과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겨울밤의 한기도, 수면 부족과 출근 걱정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호주 언론들은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의 축구팬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날 새벽 2시부터 생중계되는 경기를 보기 위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초록과 노란색 계통의 옷과 털모자 등으로 단단히 무장한 축구팬들이 '호주'를 연호하고 드럼 등을 두들기면서 응원을 보냈다면서 브라질에게 2대 0으로 패한 뒤에도 이들은 여전히 호주 팀에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시드니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시내 중심가 부두 등 세 군데 지역에는 18일 밤 10시부터 몰려든 수천 명의 축구팬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서 '호주'와 '사커루'를 외치며 겨울밤의 한기를 녹였다.

또 많은 술집 등에도 축구팬들이 몰려들어 새벽의 경기를 관전하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멜버른에서도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페더레이션 광장 등에 많은 축구팬들이 몰려들어 드럼을 두들기고 나팔을 불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경찰은 축구팬들의 안전과 사고 방지를 위해 주요 도시의 시내 곳곳에서 경비를 펼쳤다.

한 경찰관은 일본전 때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온 것 같다며 호주가 일본에 3대 1로 역전승을 거둔 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축구팬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호주가 졌지만 사커루와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호주인들의 사랑은 결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호주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에 거주하는 브라질 사람들도 시드니 달링 하버에 있는 독스 호텔에 브라질 학생 800여명이 모여서 응원전을 펼치는 등 시드니와 멜버른 등 대도시 중심가에 모여 조국과 축구에 대한 사랑을 뜨겁게 드러내 보였다고 호주 언론들은 덧붙였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