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은퇴한 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보건의료와 교육 문제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2년 뒤 MS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다음 날인 지난 16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뉴스위크가 1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그는 "교육은 신비로운 일"이라며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교육시스템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교육과 관련된 이슈들을 많이 공부하고 교실에 앉아서 책을 읽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회장은 또"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지구의 40억 빈곤층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빈곤층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보건의료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그는 "은퇴 결정이 한 시대의 종결은 아니다"며 "지금은 소프트웨어 시대의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은 "MS를 공동으로 세운 폴 앨런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과 관련해 가졌던 꿈이 완성 단계에 다다르지는 못했다"며 MS에 거는 기대가 많음을 시사했다.

그는 2008년에 MS의 여건이 달라지면 복귀할 것이냐는 물음에 "나는 한번 결정을 내리면 두번 다시 생각지 않는 성격"이라며 "앞으로 2년 동안 그리 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MS가 잘해낼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을 갖게 되면 자녀들이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고 말해 자녀들의 경영참여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하면 그들이 특별한 지위를 가져야 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기업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회장은 정치인 변신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많더라도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직에 참여한 적이 없듯이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직은 자신이 인생을 즐기는 방식에 맞지 않고 자신의 일과 일하는 방식에 꼭 맞는 그 무엇도 아니라는 것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