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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금융정책,요동하는 증권시장, 그리고 들먹거리는 물가…

'불확실성'의 시대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요즘, 눈여겨볼 회사는 없을까? 바로 작지만 강한 기업, 즉 '强小'기업이다.

미국 포천은 최근 투자자들이 한 번쯤 주목할 만한 '성장성 최고 100대 기업'을 선정해 내놓았다.

1위는 'VAALCO Energy'다.

이 회사는 여타 석유회사와는 달리 알래스카나 아프리카 오지만을 찾아다니며 원유를 채굴한다.

텍사스 휴스턴에 본거지를 둔 VAALCO Energy는 지난해 매출 8억4000여만 달러,순이익 2억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현재 주가는 6~7달러 수준이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석유가격 덕분에 성장성 최고 100대 기업 가운데는 에너지 관련 회사가 무려 14개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에너지 기업 외에도 '强小'기업은 또 있다.

미국 사회의 노령화에 힘입어 주름 및 원치 않은 체모를 제거하는 도구와 약품을 생산하는 'Palomar Medical Technologies'(3위)가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완구 제작업체인 'Build-A-Bear-Workshop'(40위)도 새롭게 부상한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무려 77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베이비부머들의 식을 줄 모르는 소비욕망에 힘입어 'Guess?'도 78위에 올랐다.

또한 비만 전쟁을 벌이는 미국인들에게 다이어트 보조식품을 생산하는 'Nutri System'이 20위에 올랐다.

포천은 100대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5275개 기업을 샅샅이 분석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보고서에 따르면, 탄탄한 중소기업의 직원 한 명당 특허출원 건수가 대기업의 무려 14배나 된다.

이 특허를 사업화하는 비율도 대기업보다 2배나 높다.

이들 기업은 결코 큰 회사가 아니다.

완숙기에 접어든 기업도 아니다.

하지만 틈새시장을 차지하고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일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작지만 강한 기업이 즐비하다.

한때 중환자실까지 갔던 일본 경제는 5년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에서 원기를 얻어 설비투자, 내수로 선순환이 이뤄진다.

원동력은 제조업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키웠다.

이제는 과거처럼 재빠르진 않지만 누구보다 오래 달릴 수 있는 몸이 만들어졌다.

일본의 경제 격주간지 '경제계' 최근호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본 중소기업' 특집기사에서, 작지만 세계를 주름잡는 중소기업이 경제부활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살아남으려고 임금을 낮추고 고용조정을 하고 기술개발을 했다.

대기업 하도급에 의존하지 않고 나만 만들 수 있는 제품에 주력했다.

그 결과 체질이 담금질한 쇠처럼 야물어졌다.

제조업에서 일상화한 장인정신은 서비스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초 체력이 약한 사람은 어떤 경기에서도 1등을 차지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의 기초랄 수 있는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점에서다.

국내에도 종업원이나 매출액 규모 모두에서 대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대기업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춘 '强小'기업들이 있다.

전력소모량이 기존 제품에 비해 1/10에 불과하고 수명은 10배 이상 긴 LED신호등으로 내수를 석권하고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주)포에프와 저온 고효율 건조기 'HK-270'으로 외국기업에 잠식당한 국내 업소용 세탁기계 시장 탈환에 나선 한강산업, 열손실과 결로현상을 개선한 복층유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한민국제화학 등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런 기업들이다.

한눈팔면 먹잇감이 되는 정글과 다를 바 없는 경제전쟁 시대에 '지속 생존'에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强小' 기업들의 선전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