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의 증시 조정으로 일부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보전이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LS 발행잔액이 11조원을 넘어서는 등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 증권사들이 투자자 입장에서 원금 보장 및 조기상환 요건을 종전보다 크게 완화한 새로운 ELS 상품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증시 조정에도 ELS 투자 꾸준

2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ELS 발행잔액(발행액-상환액)은 11조4000억원 수준으로 증시 조정과 무관하게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발행액도 지난 5월 2조5000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최대를 나타냈다.

엄준흠 신영증권 구조화상품팀장은 "증시 조정의 영향으로 ELS시장 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큰 틀에서 볼 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원금 보장 요건을 완화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신규 자금 유입이 꾸준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가 하락으로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품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만기 또는 조기상환된 ELS 자금이 새로운 ELS에 재가입하던 추세는 다소 꺾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증시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 4분기를 전후로 발행된 ELS 가운데 줄잡아 10% 정도가 조기 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일시적으로라도 40% 안팎까지 하락(장중 포함)한 기아차나 삼성SDI LG전자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일부 ELS는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 발행조건 꼼꼼히 따져야

개별 종목 2~3개를 기초자산으로 편입,이들의 주가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ELS는 기본적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인 만큼 어떤 경우에 수익을 얻고 손해를 보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 중도환매가 가능한 상품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ELS는 환매가 어렵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보통 6개월마다 주어지는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기대수익률을 낮춘 대신 원금보장 및 조기상환 요건을 완화한 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예전에 기초자산 주가가 30~40% 이상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 선보인 상품들은 이 구간이 50% 안팎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또 조기상환의 경우도 6개월 단위로 요건을 낮춰 투자자가 조기에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 늘고 있다.

한편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만기 또는 조기 상환된 ELS는 모두 657종이며 이들의 평균 수익률(연률 기준)은 10.67%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