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어머니의 젖을 물고 있는 갓난아기의 순진무구한 얼굴이라고 한다.

얼마나 평화롭고 사랑스런 얼굴인가.

아기에게 젖은 단순한 생명줄이 아니다.

엄마의 체온을 느끼고 심장박동과 호흡 소리를 들으면서 엄마와의 정서적인 일체감을 갖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한다. 엄마의 품에서 젖을 만지고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들으니 경험이 풍부해질 수밖에 없어서일 게다.

아이의 건강에도 모유가 으뜸이라고 한다.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성분이 풍부하고 돌연사나 소아비만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들이 속속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미국이 정부차원에서 전개하는 '헬시 피플(healthy people) 2010' 캠페인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임신 중 흡연이 위험한 것처럼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며 흡연과 연관지어 모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젊은 엄마들은 인터넷을 통해 모유를 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제는 분유업계의 태도 역시 사뭇 달라졌다.

분유는 모유를 모델로 만들어지는 것이며,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여성을 위한 대용품임을 실토하는 실정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가 더 큰 문제다.

신생아에게 모유를 먹이는 비율은 OECD국가들 중에서도 제일 낮은 2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몸매가 망가질까봐 또는 젖 물리는 일이 귀찮아서 쉽게 분유를 선택한다는 이유들이 무책임하게만 들린다.

이유식으로 미음과 암죽을 쑤는 엄마들을 찾아보기는 더더욱 힘든 지경이다.

모유수유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신체적이나 환경적인 이유로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어쨌든 유교전통이 강했던 조선시대에도 우리 엄마들은 젖을 먹이기 위해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저고리를 입곤 했는데,지금이라도 '당당하게 젖을 먹이자'는 사회운동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