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의 각별한 ‘젊은 인재 챙기기’ 행보가 화제다.

평소 외부 행사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인 구 회장이 대학생 대상의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LG 글로벌 챌린저’발대식에는 12년째 ‘개근’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는 것.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구 회장을 비롯한 강유식 LG 부회장,김반석 LG화학 사장,금병주 LG상사 사장 등 양복차림의 LG 계열사 사장단 30여명이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젊은 대학생 120명에게 소개됐다.

구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개될 때마다 대학생들은 환호와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

마치 출정식을 앞둔 축제의 장 같은 분위기였다.

이날 행사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LG 글로벌 챌린저 발대식'.대학생 대상의 해외탐방 프로그램이지만 그룹 총수가 12년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면서 LG그룹의 대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구 회장은 이날 대학생 대표팀과 '챌린저' 깃발을 함께 흔들며 젊음의 패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젊음의 특권인 창의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여러분 앞에 펼쳐진 세상을 향해 과감하게 도전하라"며 "날로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젊은 사람들의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LG 글로벌 챌린저는 구 회장이 취임 첫해인 1995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만든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해마다 120명의 대학생을 선발,해외에서의 팀별 주제연구를 지원하고 우수팀에는 별도 상금을 수여하는 최장수 대학생 연수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사 경쟁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도 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학생들은 자연과학 정보통신 경제경영 인문사회 문화예술체육 등 5가지 분야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탐방 계획서를 작성,지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차세대 암진단법을 찾아 영국 스웨덴의 현지 병원 및 의료기관을 탐방하는 식이다.

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만든 프로그램인데다 젊은 인재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생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이를 실천해 나갈 때 우리의 목표는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며 "이런 자세를 가진 젊은이가 바로 진정한 글로벌 챌린저이며 LG가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LG글로벌 챌린저' 행사와 함께 매년 상반기 각 계열사의 젊은 인재들이 대거 참석하는 'LG 스킬올림픽'에도 빠짐 없이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룹 회장과 평사원의 벽을 깨기 위해 이날만큼은 양복대신 같은 티셔츠를 입고 한데 어우러져 혁신사례를 논의하고 함께 공연을 보는 등 젊은 사원들과의 격을 허무는 데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평소 패기 넘치는 젊은 인재가 기업의 자산이라고 강조하는 터라 글로벌 챌린저와 스킬올림픽만은 어떤 행사보다도 중요하게 여기고 꼭 참석한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