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 메카인 서울광장.밤이나 새벽에 대한민국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수십만명의 응원 인파가 몰려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광장 일대는 말끔한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다.

여기에는 기업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

SK텔레콤은 당초 월드컵 마케팅 차원에서 서울광장 독점사용권을 확보했다가 독점권을 포기하고 사회공헌 차원으로 전환해 응원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수십만 응원 인파의 안전과 잔디 보호,화장실 및 식수 확보다.

SK텔레콤은 서울광장 독점사용권을 포기하고 아무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응원 지원만은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은 남들이 경기를 즐기는 시간에도 남몰래 땀을 흘린다.

서울광장 잔디 보호는 적잖은 골칫거리다.

수십만명이 몰리면 잔디가 견뎌낼 수 없다.

처음에는 잔디보호 커버를 설치하려 했으나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아예 누구든지 마음껏 밟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 서울시청과 협의해 잔디를 개·보수할 계획이다.

안전은 더 큰 문제다.

SK텔레콤은 경호·안전·진행요원 1000명을 동원했다.

응원에 방해가 될까봐 펜스를 촘촘히 설치하지 못한 까닭에 요원들은 비지땀을 흘려야 한다.

SK텔레콤 자원봉사단 100여명도 안내와 미아보호 활동을 벌인다.

화장실 확보는 난제 중의 난제다.

현장 주변에 이동식과 차량용 간이화장실 8개를 설치했다.

서울광장 인근 SK-T타워(청계2가 부근),SK빌딩(광교 부근) 화장실도 개방했고 주변 패스트푸드 매장의 협조를 구해 화장실을 열게 했다.

응급의료지원 시설도 필수다.

두 대의 구급차를 상시 대기시켰고 주변 의료시설(중대부속병원 백병원 중구청보건소)과도 응급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응원 행사가 끝난 뒤 남은 쓰레기 처리도 큰 일이다.

토고전 후 쓰레기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프랑스전 때는 SK텔레콤 임직원 200여명과 운영인력 200명을 함께 배치해 청소를 맡았다.

SK텔레콤의 '클린 캠페인'이 그것이다.

자발적 쓰레기 청소를 권하는 방송도 내보내고 봉투도 나눠줬다.

조중래 SK텔레콤 홍보실장은 "이번 응원 지원은 기업 브랜드를 노출시키지 않고 비상업적으로 치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