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전산시스템이 한국씨티은행 출범 20개월만에 통합된다.

이번 전산통합은 간판만 한국씨티은행으로 달았을 뿐 옛 한미은행 통장을 씨티은행 창구에서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파행을 해소, 고객 불편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다음달 18일부터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전산시스템을 통합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2004년 11월 출범한 이후 2005년 8월까지 전산을 통합, 명실공히 새로운 은행으로 거듭나려 했지만 옛 한미은행 노조와 불화로 전산이 분리된 채 사실상 다른 은행으로 운영돼 왔다.

씨티은행의 전산이 통합됨에 따라 고객들도 은행 이용에 일부 변동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다른 은행서 송금할 때 (구)한미은행, (구)씨티은행으로 구분해서 송금했지만 전산통합 이후 에는 한국씨티은행으로 통일된다.

옛 한미은행 통장을 옛 씨티은행 지점에서, 반대로 옛 씨티은행 통장을 옛 한미은행 지점에서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 전산통합으로 일부 고객들의 대출계좌번호도 변경된다.

기존 대출 내용이 유지되며 변경 전 계좌번호로도 기존과 같이 거래는 가능하다.

연체이율 적용방법과 대출 이자율 계산 기간 등도 다소 변화가 있다.

인터넷뱅킹은 전산통합 이후 옛 한미은행 방식으로 통합된다.

옛 한미은행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옛 씨티은행 고객들은 본인 인증을 한 후 공인인증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 새로운 인터넷뱅킹 시스템으로 변경해야 한다.

서로 다른 수수료 체계도 옛 한미은행 기준으로 대부분 통합된다.

상담원을 통한 은행내 이체 수수료는 500원, 타행이체는 1천원으로 바뀐다.

금융가는 씨티은행이 전산통합에 성공하면 전혀 새로운 은행으로 변신,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11월 출범한 씨티은행은 2005년 8월에 전산 통합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두 달 뒤인 10월로 미뤄졌고 이후엔 노조의 태업으로 줄곧 공회전을 반복해왔다.

전산 통합에 실패한 것은 그동안 씨티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본질 적인 원인으로 꼽혀왔다.

전산 통합 이전에는 2개 은행의 느슨한 연합체 정도이지만 통합 이후에는 양 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일사불란한 시장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