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3.인터밀란)가 천금같은 헤딩골로 팀을 `죽음의 조'에서 구해냈다.

22일(한국시간) 독일월드컵 E조 조별리그 이탈리아-체코전이 벌어진 함부르크 월드컵 경기장.
물고 물리는 혼전 양상인 E조에서 두 팀은 지면 곧 16강 탈락을 의미하는 만큼 한치도 물러설수 없는 한판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체코의 최전방 공격수 밀란 바로시의 돌파와 공격형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의 날카로운 슈팅에 이탈리아는 공격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두터운 수비 위주의 경기로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역습을 노리던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에 기회는 찾아왔다.

전반 17분 컨디션이 좋지 않던 주전 수비수 알레산드로 네스타 대신 투입된 마테라치는 전반 26분 프란체스코 토티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왼쪽 골문 구석에 꽂히는 짜릿한 선제골로 연결했다.

마테라치는 수비에서도 체코의 최전방 공격수 밀란 바로시를 꽁꽁 묶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결국 이탈리아는 한점도 내주지 않은채 2-0 승리를 거뒀다.

앞선 조별리그 가나, 미국전에서 내내 벤치를 지켰던 마테라치가 결정적인 순간에 영양가 만점의 활약으로 팀을 16강에 올려놓은 것이다.

마테라치는 그동안 크리스티안 차카르도-파비오 그로소-파비오 칸나바로-알렉산드로 네스타로 짜여진 이탈리아의 철통 같은 포백(four-back) 수비진에 가려 벤치 멤버로 뛰어야 했다.

그러나 마테라치는 1993년 마르살라에서 프로에 데뷔해 잉글래드 프로축구 트라파니, 카르피, 에버튼, 페루자를 거쳐 2001년부터 인터밀란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이다.

상대 공격수에게 매우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선수로 유명하고 193㎝의 큰 키에서 나오는 뛰어난 제공권 장악 능력이 탁월하다.

또 2000∼2001년 시즌에는 페루자에서 페널티킥 전담 선수로 12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정확한 왼발 슈팅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테라치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한축을 담당하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