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용병시대? ‥ 클로제ㆍ데쿠ㆍ알렉스 등 '진짜조국' 골문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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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국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는 모두 폴란드 출신이다.
두 선수는 지난 15일 열린 폴란드전에 나란히 출격,모국의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클로제나 포돌스키가 그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폴란드는 0-1로 져 16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가 중반전에 접어든 23일 현재 자신이 태어난 나라 대신,새로운 국적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23일 열린 호주-크로아티아전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
'사커루'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호주 대표팀 가운데 7명은 크로아티아에 뿌리를 두고 있고,크로아티아 대표팀 중 3명은 호주에서 태어났다.
호주팀 주장 마크 비두카는 크로아티아 시민권을 갖고 있는 반면,그 경기에서 '옐로 카드'를 세 번이나 받은 요시프 시무니치는 호주 캔버라 태생이다.
이들은 호주-크로아티아 경기에 대해 "보통 경기일 뿐"이라면서도 "우리에게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복잡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슈퍼 미드필더' 데쿠는 브라질 출신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이 포르투갈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를 데리고 갔다.
데쿠는 기대에 부응하듯 17일 이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포르투갈을 40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올려 놓았다.
같은 브라질 출신의 마르코스 세나도 올해 3월 스페인 대표로 발탁돼 월드컵 경기장을 누비고 있다.
또 상파울루 태생의 안토니오 나엘손은 멕시코 국적을 취득한 뒤 이름까지 시나로 바꾸고 월드컵에 출전했다.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모국 세네갈과 대결해 0-1로 패한 뒤 "내 모국에는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고 의미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독일에서 발행되는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지는 21일자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약 50명의 선수가 새로운 국적을 준 '제2의 조국'을 위해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올리버 뇌빌(스위스 출신)과 다비트 오동코어,게랄트 아자모아도(이상 가나 출신),튀니지의 시우바 도스 산투스와 일본의 알렉스(이상 브라질 출신),이탈리아의 마우로 카모라레시와 멕시코의 기예르모 프랑코(이상 아르헨티나 출신) 등도 그런 예다.
이 선수들이 조국을 떠난 이유는 가난이나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부모의 이주,심화한 주전 경쟁 등 다양하다.
공통점은 조국과의 대결이라도 현재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나라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
특히 브라질에는 뛰어난 선수가 워낙 많아 자국에서 주전을 따내지 못해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