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 월드컵경기장은 온통 붉은 색의 바다였다.

녹색 그라운드를 제외하곤 4만3천석 규모의 관중석 모두가 붉은 색 응원복을 입은 '붉은 악마'와 같은 색깔에 흰색 십자가가 선명한 스위스응원단으로 꽉 들어찼다.

다른 색깔은 들어설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한국-스위스의 2006독일월드컵축구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24일 오전(한국시간) 하노버 경기장에서는 불꽃 튀는 선수들의 몸싸움에 버금가는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본부석 왼쪽 코너에 자리 잡은 붉은 악마 등 한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부터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경기장 스탠드에는 '기억하라! 우리의 힘을'이라는 격려구호가 적힌 대형 통천이 펼쳐졌다.

애국가가 나오는 순간에는 초대형 태극기가 물결쳤다.

응원단은 다양한 레퍼토리의 응원가와 응원구호로 시종 일관 열정적인 응원을 계속했다.

쉼 없이 울리는 북, 꽹과리 소리는 함성의 파워를 배가시켰다.

한국 응원단의 진면모는 스위스 장신 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헤딩골로 일격을 당한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전반 23분 한국팀 실점 이후 한국 응원단의 함성은 더 커졌고 응원 자세는 더 진지해졌다.

반면 스위스 응원단은 자국 선수들이 선전할 경우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으나 경기 내내 한국 응원단의 열정에 압도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응원단 숫자상으로는 2만5천 대 1만5천, 스위스가 우세했으나 열정과 조직력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한판이었다.

(하노버=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