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거품이 터지면서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부상하겠다는 꿈을 접었던 일본의 대형 은행들이 15년 만에 미국 시장 공략을 재개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미즈호금융그룹(미즈호FG) 등 일본 2대 대형 금융그룹이 미국에 투자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MUFG는 소매영업을 위해 상업은행(commercial bank) 인수도 타진하고 있다.

미즈호FG는 올해 말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한 후 미국에서 금융지주회사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오모리 교타 MUFG 미국 대표는 미국시장 수익 비중을 현재의 10%에서 2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접근해 일본 은행보다는 국제적인 금융회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MUFG는 현재 자산 규모로 세계 최대 은행이다.

작년 순이익이 1조1817억엔을 기록,완벽하게 부활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을 거의 상환했으며 일본 은행으로선 처음으로 중국계 은행에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미즈호FG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벨기에 브뤼셀,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 법인을 설립,그룹 전체 순익 가운데 40%를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FT는 일본 은행들의 글로벌 확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렉스(LEX) 칼럼을 통해 전했다.

신문은 일본 은행들이 글로벌 투자의 위험과 수익을 엄밀히 분석하기보다는 일본 내 비즈니스에 한계를 느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본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BIS 비율)이 낮은데도 게이레츠(계열) 시스템을 통해 유입된 막대한 현금을 갖고 해외에 진출했던 1980년대 현상이 재연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