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 소유의 전봇대를 무단으로 사용 중인 케이블TV 사업자들을 상대로 '1000억원대의 전봇대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KT는 27일 전국 360만개 전봇대를 대상으로 케이블TV 사업자들의 무단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사용 중인 전봇대의 70%가량이 무단 사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KT는 이에 따라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무단시설 철거를 요구키로 했으며 약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다.

조사 결과 케이블TV 사업자들은 36만5000개의 전주를 사용 중이며 이 가운데 69%인 25만2000개는 무단 사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주 사용계약 대상이 아닌 초고속 인터넷용도 사용 전주의 11%에 해당하는 4만150개로 조사됐다.

KT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불법 시설물 철거 및 손해 배상을 거부할 경우 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에 앞서 KT는 올해 3월 큐릭스 등 10개 케이블TV 사업자들을 상대로 무단시설 철거 및 부당이득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그동안 KT에 재계약 및 계약 변경을 요구해 왔으나 KT가 거부해 왔다"며 "KT의 요구는 경쟁 사업자를 견제하려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