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통신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과징금이 향후 마케팅 경쟁을 완화시킴으로써 결국 주가에는 '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공정위 과징금 부과 결정,8월 접속료 재산정 등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 현안이 여전해 주가 회복세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27일 LG텔레콤은 7.98% 급등한 1만1500원을 기록했다.

KTF도 3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2.20% 오른 3만130원으로 마감됐다.

반면 SK텔레콤은 0.50% 내린 2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동통신 3사는 최근 통신위가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균 10% 정도 주가가 하락했었다.

그러나 실제 과징금 규모가 예상을 밑돌면서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연구위원은 "과징금이 사상 최대 규모지만 이동통신 3사의 올해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마케팅 비용 절감을 촉진시켜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과징금이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3%에 그친 까닭에 하반기에 마케팅비를 3%만 줄여도 수익에 보탬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유상록 연구원도 "하반기에 마케팅 비용은 통제가능한 수준에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주가하락으로 가격 부담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KTF와 LG텔레콤의 경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인해 주가 상승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00년에 요금을 인하하는 과정에서 담합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과징금 규모는 KTF가 최대 550억원,LG텔레콤이 240억원이 될 전망이다.

한화증권 조철우 연구원은 "통신위에 이어 공정위까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워 실제 과징금 규모는 미미할 수도 있다"며 "그렇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 움직임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