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힘겨루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225~1250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호재와 악재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 가장 불안감을 안겨주는 재료는 30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될 예정인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다.

이에 비해 반기말을 앞둔 기관들의 '윈도드레싱' 기대감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단기적으로 이 두가지 변수가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반기말 윈도드레싱 효과 기대감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 마지막주 들어 이날까지 기관 순매수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3700억원)를 웃돈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화되는 대신 기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를 받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윈도드레싱 효과가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윈도드레싱이란 기관투자가들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결산기를 앞두고 편입종목 주가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더 사들이며 보유종목을 압축한다.

지난해 6월에도 기관은 매도우위를 보이다 월말 사흘간 2500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조정을 보이던 지수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서울증권 지기호 연구원은 "윈도드레싱은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6월 말~7월 초에 나타나 7월 첫째주~둘째주까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외국인 매도 물량에 일단 대항마가 생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기관이 많이 편입해 놓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한 달간 기관 순매수 상위종목은 현대차 포스코 삼성전자 국민은행 SK텔레콤 LS전선 LG카드 현대제철 GS 대림산업 등이다.

◆ 중장기 장세는 FOMC 지켜봐야

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FOMC는 다음 달 초부터 증시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리 인상은 확정적이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느냐 하는 점이다.

인플레 우려감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온다면 금리 추가 인상 우려감으로 주가는 다시 조정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기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발표가 나온다면 안도 랠리가 기대된다.

올해 FOMC는 국내 증시 흐름에 변곡점이 돼왔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수는 1월 FOMC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고 3월에는 FOMC 직후 반등세로 돌아섰다.

다시 5월에는 FOMC가 열린 후 약세를 보였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FOMC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인플레 우려감만 완화된다면 이번 FOMC는 다시 상승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