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29일 후임 청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세청장 돌연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로 충격에 빠졌던 국세청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게다가 차일피일 미뤄졌던 지방국세청장 등 국장급 간부 인사가 29일 단행되면 이번 사태는 예상보다 빨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장 임명에 따른 '도미노 인사태풍'은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 차장은 강원 삼척 출신으로 강릉고와 경북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79년 행시 20회로 공직에 입문,조사 국제조세 법인 등 국세행정 전반을 경험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이 청장 취임 당시 차장으로 발탁된 뒤 이 청장을 보좌하면서 국내외 법인에 대한 차별 없는 과세,고소득 자영업자 과세강화 등의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 이 청장 이후의 국세청을 맡는데 적임자로 꼽혀왔다.

전 차장은 28일 간부회의에서 "이 청장 사임과 관계 없이 종합부동산세,현금영수증제,론스타 과세문제 등은 변함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부에서 차기 청장으로 꼽아온 인물이 내정된다면 더 이상의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외부 출신이 발탁될 경우 국세청 조직이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그동안 표류해온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4개 지방청장을 비롯한 국장급 인사와 30여명의 세무서장이 포함된 과장급 인사를 29일 단행,조직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부산청장에 오대식 정책홍보관리관,광주청장에 권춘기 부동산납세관리국장,대전청장에 강일형 서울청 조사3국장,대구청장에 김호기 개인납세국장이 임명되는 등 당초 전해졌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차장이 청장으로 내정되면 7월 중순 국회청문회를 거쳐 7월 말 임명되기까지의 청장 권한대행으로서 국세청장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다만 전 차장(행시 20기)이 정식 취임하면 20기 이상 고위간부의 상당수 퇴진과 연쇄이동이 불가피해 8월께 또 한 차례 대규모 국장급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표가 수리된 이주성 청장은 29일 오전 10시30분 국세청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