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8강에 오르지 못한 각국 대표팀 사령탑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루이스 아라고네스(68)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카데나 SER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 팀이) 4강에 오르지 못하면 떠나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사임 의지를 밝혔다.

`무적 함대' 스페인은 F조 조별리그에서 3연승 행진을 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G조 2위 프랑스에 1-3으로 덜미를 잡혀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그러나 "슬프지만 그렇다고 침울하지는 않다. 할 일을 다 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자평한 뒤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클럽팀 감독으로 활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일리야 페트코비치(61) 감독과 이란의 브란코 이반코비치(52) 감독, 코트디부아르의 앙리 미셸(59) 감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또 딕 아드보카트(59)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재계약하지 못하고 러시아 프로축구 1부 리그의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클럽과 계약했고 호주를 16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60)도 월드컵 종료 후 러시아 대표팀을 맡는다.

한편 2002 한.일 월드컵 출전 후에도 팀을 바꾸지 않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감독은 미국의 브루스 어리나(55)와 잉글랜드의 스벤 예란 에릭손(58), 스웨덴의 라르스 라예르베크(58), 코스타리카의 알레샨드리 기마랑이스(49) 등 4명 뿐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