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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보다 맛있는 학교밥' 직영급식 성공이끈 성산中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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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토불이' 토종야채 100%,쇠고기는 한우만 쓰고 밥은 갓 지은 철원쌀….이만하면 웬만한 한식집보다 질적으로 낫다고 할 만하다.

    그런데 식대는 2500원.서울시 마포구 성산중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1600명이 매일 먹는 급식이다.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유통과정도 불분명한 중국산 반찬만 먹일 수는 없었죠." 성산중 학부모 대표 이점희씨(44)와 서례미(48),신훈희씨(38).이들 3명의 '학교급식위원'들이 한때 마포구에서 열악하다고 소문났던 성산중 급식을 직영으로 바꾼 주인공이다.

    "8년째 개인 단체급식 사업자에게 급식을 맡겨왔어요.그런데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도 졸라대서 가보니 국솥에 녹물이 나올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더군요.그래서 학부모들이 '우리가 직접 하자'며 나섰죠."

    이들은 재작년 7월부터 1년간 발로 뛰며 직영급식을 준비했다.

    수십여 차례에 걸친 회의와 설문조사를 거치며 교사와 교직원 학생까지 참여하는 급식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식중독 사고라도 나면 교장 등 책임선상에 있는 사람들만 다친다'는 관료적인 분위기 때문에 선뜻 직영에 나서지 못하는 다른 학교와의 차이점이다.

    품질 좋고 안전한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를 찾기 위해 학부모들은 강원도 횡성 등 전국의 청정 산지를 누볐다.

    "김치공장의 경우 국제식품기준을 획득했는지,재료는 국산인지 등을 주부 특유의 꼼꼼함으로 따졌죠.하청업체까지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했어요." 어머니의 정성엔 식중독 바이러스가 침투할 틈이 없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아침 7시면 전 학년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식재료 검수를 한다.

    점심은 직접 먹으며 점수를 매긴다.

    "하루는 납품업체에서 삶은 나물이 왔는데 질긴 부분이 있어 지적을 했죠.다음날부터 달라지더군요. 그것도 못 미더워 이젠 학교에서 직접 삶아요."

    업체 위탁일 때와는 달리 바로바로 현찰 결제를 해주기 때문에 납품업자들도 학교 지시를 잘 따른다.

    돈가스가 나오는 날이면 조리원들의 출근시간이 앞당겨진다.

    냉동식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메뉴 변경사항은 학부모와 교사 13명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거친다.

    최근 회의에서는 외국산 동태를 쓰자는 안을 긴 토론 끝에 통과시켰다.

    위탁급식을 하던 예전엔 원가 중 식재료비 비중이 50% 정도였지만 지금은 72%에 이른다.

    좋은 재료를 쓰고도 식대는 예전과 같게 한 비결이 뭘까.

    이점희씨는 '효율성'이라고 설명한다.

    "위탁업체가 가져가는 몫 없이 재료비와 인건비만 나가기 때문이죠.운영이 투명한 것도 장점입니다. 공급 물량을 정확하게 맞추고 그날그날 식재료를 소모하니 낭비가 없죠."

    그럼에도 학부모들은 "위탁이든,직영이든 학부모의 참여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성산중 이웃의 모 중학교는 위탁이지만 학부모들이 매일 검수 검식을 하면서 위생과 품질이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위탁이라도 학부모들이 신경을 쓰면 식중독사고는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것.다만 조리원이 성산중보다 4명 많은 것을 보면 역시 효율성에서는 직영인 우리가 앞서는 것 같다는 은근한 자랑도 덧붙였다.

    집안일도 많을 텐데 번거롭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단호하다.

    "주위로부터 '엄마가 학교 다니냐'는 핀잔도 들었지만 보람이 더 커요."

    네 아이의 엄마인 서례미씨는 첫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학교급식에 참여해 금년이 15년째다.

    "몇 년 전 초등학교 급식을 도입할 땐 막내 아이 유모차를 옆에 두고 하루 종일 양파를 썰기도 했었죠.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면 부모의 노하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신훈희 학부모는 최근 급식사고의 파장을 걱정했다.

    "잘 해오던 위탁업체가 사고 때문에 금방 철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멀쩡한 시설을 갑자기 보수하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개선은 좋지만 생색용은 그만두고 차분하게 풀어갔으면 좋겠어요."

    급식개선운동을 벌이는 학교급식네트워크의 김미소씨는 "성산중은 마포구에서 처음으로 직영으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라며 "의욕적인 학부모들과 협조적인 학교당국,영양사의 이해심이 한 데 어우러져야 이런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산중 학부모 대표들이 당국에 바라는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급식개선책은 이렇다.

    "초등학교처럼 중학교에도 정부가 조리사 인건비를 지원해주면 급식수준이 확 달라질 거예요."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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