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있는 주상복합 빌딩 아크로비스타.이 건물에는 건물 설비관리 인력이 숙직 등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이곳의 전력 사용 조절 등 빌딩관리를 여의도에 있는 KT빌딩에서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km 떨어진 곳에서 지상 37층,지하 6층짜리 5개동 빌딩 관리를 현장에서보다 더 정확하게 관리한다.

화재경보,가스누설 경보,누수감지 보안과 보일러 냉동기 냉·온수기 냉각탑 공조기 감시도 여의도에서 원격 온라인으로 통제한다.

장마철 침수 대응과 한겨울 동파 방지까지 모두 KT에서 관리한다.

실시간 상황실 운영으로 출입문 감시와 영상 원격제어,영상 실시간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온라인으로 건물의 이력관리 및 자재관리,헬프 데스크 운영,원격제어,도면관리,시설물 관리가 총체적으로 가능한 빌딩 원격 온라인 관리시대가 열렸다.

아크로비스타는 대표적인 건물이다.

이 건물은 KT 투자사인 모스테크(ktmos.co.kr)가 2년 전 건물 시공 단계에서부터 자체 개발한 온라인 원격제어 시스템을 채택한 빌딩으로 유명하다.

건물 관리 원격제어 시스템은 건물 시공 단계에서 기획한다.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뜰 때부터 원격제어 인프라를 깔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건물을 다시 허물고 지을 수 없는 만큼 처음 시스템을 깔 때부터 시스템 용량과 기술을 극대화한다.

이 시스템은 자동화 정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건물 현장의 인력 배치를 크게 줄일 수 있고 효율적인 건물관리로 각종 관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물을 이용하는 게 편리해지고 관리비도 절감될 뿐 아니라 작업자는 근무환경이 좋아지고 작업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건물주로서는 관리비 절감에다 자산가치 증대 효과가 있다.

모스테크 오정현 사장은 "건물관리 잠재시장 규모는 7조∼8조원,시스템 기반 건물관리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전문요원이 데이터와 과학적 통계에 기반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상황실을 운영하는 만큼 건물 원격제어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물 원격제어는 대형 건물보다 개별 가정집에서 보다 일찍 보급이 활성화했다.

서울통신기술은 이미 2004년 원격지에서 음성으로 가정의 전력과 수도,가스,가전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휴대폰을 이용해 '거실 불켜'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전등을 켜고 가스밸브와 보일러,커튼을 작동할 수 있고 '불꺼' '불꺼줄래' '불꺼주세요' 등 하나의 명령에 10개 이상의 파생 표현을 인식할 수 있고 영어로도 작동시킬 수 있다.

외출했다 돌아온 뒤 벽에 부착된 월패드를 향해 '집안 상태 보고해'라고 말하면 집안 가전기기의 온·오프 상태를 알려주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내년 11월 완공되는 서울 은평 뉴타운 1지구 아파트 단지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현대통신의 '디지털 u-홈'인 '이마주'도 유·무선으로 원격 조정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휴대폰이나 일반전화,인터넷 등을 이용해 집안과 밖에서 조명 및 냉·난방을 조작할 수 있고 가스 밸브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집주인이 외출했을 때 방문한 손님을 외부에서 확인해 휴대폰으로 출입문을 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원격제어 기술은 가정기기의 디지털화가 발달하고 음성인식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새로운 수요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