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GUNS를 추진해야 한다. GUNS란 △세계화(globalization) △유비쿼터스(ubiquitous) △네트워크화(networking) △전문화(specialization)를 말한다. 이 4개 과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미국의 스피커전문 생산업체인 보스(BOSE)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전문화―네트워크화―유비쿼터스―세계화 순으로 GUNS를 추진해왔다.

보스는 1964년 MIT전기공학과 교수인 아마 보스가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콘서트를 현장에서 듣는 것과 같은 스피커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초기에 직접반사 음향기술을 개발해 음악애호가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보스는 75년 콘서트사운드를 내는 '책꽂이형 스피커'를 내놔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스피커회사로 자리잡았다. 98년엔 차세대 헤드세트를 만들어 전세계 젊은이들이 어디를 가나 헤드 리시버를 꽂고 다니게 하는 데 기여했다. 2003년엔 음악가 전용 음향시스템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선 대형스크린 사운드를 개발해냈다. 이 대형스크린 사운드는 홈시어터 극장 공연장 등에서 주가를 높여가는 중이다.

이처럼 보스는 스피커음향 분야에만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기업이기를 지향한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경영전략은 독특한 네트워크화다. 보스의 이사였던 랜스 딕슨은 스피커용 플라스틱부품을 보스에 공급하는 시앤에프의 존 아지티스 사장에게 직원들을 파견해줄 것을 제안했다.

부품회사 직원이 보스에 근무하면서 부품회사에 직접 주문을 할 수 있게 해 부품재고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부품회사 직원이 현장에서 보스의 전산망을 활용해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네트워크는 영업비밀의 유출 등을 우려해 추진하기 매우 어려운 전략이다. 그래서 영업부문에만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전략이 큰 성과를 거두자 보스는 이런 네트워크전략을 공동기술개발에까지 활용하게 됐다.

최근 들어선 어떤 회사도 모든 부품을 사내에서 다 만들어내진 못한다. 대부분의 부품을 하청주거나 아웃소싱해야 한다. 따라서 협력업체와 최대한 밀접하게 네트워크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문에 보스는 자사 공장도 네트워크화를 추진했다. 보스의 본사는 보스턴 서부에 있지만 제1공장은 매사추세츠 웨스트버러에 있다. 이 공장에선 인쇄회로기판(PCB)만 생산하고 다른 부품은 외부에서 조달해 완제품을 생산한다. 제2공장은 캐나다 퀘벡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에선 스피커케이스만 생산한다. 캐나다의 목재를 활용해 최고의 목공기술로 케이스를 만든다고 회사측은 자랑한다. 아일랜드 캐릭마크러스에 있는 공장은 유럽판매를 위한 조립공장으로 활용한다. 공장별로 분업화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보스는 스피커음향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유비쿼터스화했다.

이번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보스를 만날 수 있는가 하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우주선 안에서도 보스의 음향을 들을 수 있다.

로마 시스틴성당에서 미사를 볼 때도,찻집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자동차안에서 입체음향을 즐길 때도, 비행기를 타고 음악을 들을 때도 보스의 스피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스피커 하나만 고집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보스 음향을 접하지 않을 수 없도록 수요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회사는 글로벌 온라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일반기업들이 공장안에서 활용하는 기법인 JIT(just in time)를 제품공급망에도 활용,덩치 큰 스피커까지도 손상없이 정시에 배송해주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GUNS는 전문기업을 세계최고의 기업으로 올라서게 할 수 있는 핵심전략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도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내수기업 중 1530개를 선정, 수출기업화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또 중소기업청은 중소업체의 글로벌시장 확보를 위해 모스크바 두바이 상하이 등에 수출인큐베이터를 설치하고 마이애미 등에 중소기업 공동물류센터를 만든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이 같은 경영환경 변화를 감안,GUNS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문화 우수기업'을 선정했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