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사커' 프랑스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무너뜨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포르투갈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 끝에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이로써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오는 6일 오전 4시 뮌헨에서 2006 독일월드컵 축구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프랑스는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티에리 앙리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브라질을 1-0으로 물리쳤다.

'늙은 수탉'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던 프랑스는 은퇴를 선언한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 전성기 못지 않은 화려한 개인기를 과시하며 중원을 지휘했고,간판 골잡이 앙리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결정타를 터뜨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브라질을 좌초시켰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한 이후 8년 만에 설욕을 노린 브라질은 '레 블뢰 군단' 중원의 강력한 압박에 막혀 삼바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지 못한 채 6번째 월드컵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

프랑스는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와 클로드 마켈렐레가 카카,호나우지뉴,호나우두를 수비라인 앞선에서 봉쇄해 브라질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전반 브라질은 고작 슈팅을 2개밖에 날리지 못할 정도로 밀렸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뒤 브라질은 후반 초반 잠시 공세를 취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치명적인 한방을 얻어맞았다.

후반 12분 호나우두를 제치는 지단의 볼 묘기 이후 카푸가 말루다에게 파울을 범해 프랑스가 세트플레이 찬스를 잡았다.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지단은 오른발로 길게 볼을 감아찼고 순간 앙리는 골포스트 쪽으로 깊숙이 침투했다.

프리킥이 날아오는 궤적을 보고 점프한 앙리는 공중에 뜬 채 오른발 인사이드로 발리슛을 때렸다.

볼은 브라질 수문장 지다가 도저히 손 쓸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네트 상단으로 빨려들어갔다.

앙리의 이번 대회 3호골이었다.

브라질은 아드리아누,시시뉴,호비뉴를 잇따라 투입해 반격에 나섰지만 후반 44분 호나우지뉴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갔고,인저리타임 호나우두가 때린 회심의 슛이 바르테즈에게 막히며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

앞서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8강전에서 포르투갈과 잉글랜드는 120분간의 연장 혈투에도 불구하고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포르투갈이 3-1로 잉글랜드를 꺾으며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