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상대적으로 싼데다 공기도 맑아 부산 외곽으로 이사한 김수철씨(53)는 요즘 승용차를 이용해 해운대에 있는 회사로 출근할 때마다 민자도로 이용료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

동서고가도로와 황령산터널,광안대로 등 3개 시설을 이용하는 그는 매일 4400원의 왕복 통행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 도로와 터널 다리가 민자유치로 건설돼 유료화되면서 이용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 시내 유료도로는 동서고가도로를 비롯해 △황령터널 △백양터널 △수정산터널 △광안대로 등 모두 5개소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들 시설의 이용요금은 600원(소형차)에서 1500원(대형차)까지 다양하다.

여기에다 부산시는 △북항대교 △황령3터널 △명지대교 △산성터널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 등 5곳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과 창원을 잇는 제2창원터널과 부산과 울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민자로 추진돼 이들 도로가 모두 완공되는 2011년께엔 통행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의 유료도로는 도심 외곽을 연결하는 타지역과는 달리 주로 도심 내 주요구간에 위치해 시민들은 통행료를 내지 않고는 제대로 이동하기조차 힘든다는 것이 문제다.

시민들은 "부산 시내 유료도로의 대부분이 항만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위한 것인 만큼 정부가 국가 사회간접시설 확충차원에서 건설재원을 대폭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인근지역에서 승용차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지하철 인근에 차를 주차한 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시내로 들어올 수도 있으나 이마저 하루 5000원 이상의 주차비에다 지하철 요금이 크게 올라 이용자수가 늘지 않고 있다.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 다른 지역도 민자도로가 늘면서 통행료에 대한 시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시의 경우 남구 학익동과 연수구 청학동을 잇는 문학터널과 철마터널,만월터널을 민자로 관리하면서 소형 700원,대형 10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건설교통부 민자사업팀 관계자는 "이미 건설된 민자도로의 경우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사회간접자본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요금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건설되는 민자도로는 철저한 관리감독과 수요예측을 통해 요금을 도로공사가 건설하는 도로 요금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