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7·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구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바닥을 기고 있는 정당 지지율을 상쇄해줄 만한 거물급 인사를 내세울 계획이었지만 대상자들의 잇단 고사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출마 희망자가 넘쳐나고 있는 한나라당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번 주 중 후보자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극심한 구인난 탓에 일부 지역은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3일 비상대책위원 회의가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중량급 인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며,최선의 후보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는 12일 후보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 안으로 공천문제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도가 높고,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선전했던 서울 성북을조차도 현재까지 공천신청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한때 정동영 전 의장의 출마설이 돌기도 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 의장측 관계자는 "이달 중순 독일 자유베를린대학 '비지팅 스칼러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1개월 일정으로 출국할 예정"이라며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무기한 백두대간 민생순례'를 할 계획"이라고 말해 출마설을 일축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주장도 사실상 물거품됐다.

당 지도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었던 조순형 전 대표를 공천키로 결정하면서 당내 여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갑 역시 사정이 나을 리 없다.

당 관계자는 "신청자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중량급 인사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었던 마산갑은 출마의사를 밝힌 김익권 전 마산시의회 의원과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김 전 행정관이 여론조사를 앞두고 마치 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발송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부천 소사는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