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社, 상반기 290만대 생산 16.6% 늘었지만…'출혈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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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상 작년 동기보다는 늘었지만 당초 예상치에는 크게 미달된 실적이다.
신차 출시 및 대폭적인 할인 판매에 따른 증가분을 제외하면 '의미 없는 성장'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경기침체와 고유가,파업 등의 악재가 많아 내수시장이 호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목표를 조정할 방침이다.
3일 현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상반기 판매실적은 내수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과 고유가 추세,일부 차종의 출고 지연 등 악재 속에서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완성차 5개사의 판매 실적은 총 290만48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6% 늘었다.
내수는 55만4142대로 5.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은 234만6338대로 19.8% 높아졌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경영공백 속에서도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작년보다 7.7% 늘어난 28만88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와 GM대우도 내수 판매를 각각 2.0%와 4.0% 늘렸다.
르노삼성도 내수 판매량을 3.3% 높였다.
다만 쌍용차만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전년보다 2.4% 줄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내수 판매 증가 배경에 대해 실질 수요는 늘어나지 않았지만 토스카(GM대우),액티언 스포츠(쌍용차),뉴카렌스(기아),신형 아반떼(현대),뉴오피러스(기아) 등 신차(개조차)가 잇따라 선보인 데다 각 업체들이 판매촉진을 위해 대규모 할인판매 공세를 벌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신차 및 할인판매의 영향을 빼면 실제로는 내수 판매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자체 분석이다.
특히 상반기 내수 판매 실적은 완성차 5개사가 연초 잡은 목표치(64만5249대)에도 9만1107대나 모자란다.
현대차는 목표(30만5200대)에 비해 2만4320대가 미달돼 목표 달성률이 92%에 그쳤다.
현대차는 6월 내수시장 점유율(2t 이상 대형트럭 및 버스 제외)에서도 49.1%를 나타내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50%를 미달했다.
기아차도 상반기 목표치(16만1249대) 대비 달성률이 81.9%에 머물렀다.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나머지 3개사도 상반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고유가 추세도 지속되고 있고 노조의 파업까지 겹쳐 하반기에도 판매 호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각 업체들이 조만간 연간 판매 목표 하향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6월 내수 판매 집계 결과 차종별로는 현대 쏘나타(NF)가 2002년 EF쏘나타 이후 4년 만에 '3개월 연속 1만대 돌파,5개월 연속 내수 판매 1위' 기록을 재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쏘나타는 지난달 1만667대가 팔려나가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22.5% 증가했다.
프리미엄급 대형차 부문에서는 개조차인 기아의 뉴오피러스가 돌풍을 일으켰다.
뉴오피러스는 지난달 1798대가 판매돼 현대 에쿠스(1195대)와 쌍용 체어맨(1039대)을 제치고 국산 대형차 중 판매 1위에 올랐다.
뉴오피러스가 대형차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한 것은 출시 초기인 2003년 9월 이후 33개월 만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