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지도부를 뽑는 7·11 전당대회에 출마한 8명의 후보자들은 3일 MBC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전에 돌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탐색전에 치중하면서도 경쟁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소장·중도파 단일후보인 권영세 후보는 "강재섭 후보는 2003년 대표경선때 '중국은 장쩌민이 아직 젊은 데도 후진타오를 내세워 미래를 준비했다'고 발언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경륜을 강조하는 데 수미일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강 후보는 "그렇게 얘기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후진타오보다 젊다"고 말했다.

그는 "소장·중도파가 수구정당 이미지를 깨기 위해 나온 것은 바람직하지만 민정계니까 무조건 수구라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누가 상상력과 비전을 갖고 속도감 있게 당을 이끌 것인가가 요체"라고 역공했다.

권 후보는 이재오 후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이 후보가 특정 대권 후보에 대해 기울어짐도 배척함도 없다고 믿지만,그런 지적이 나오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2004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독재자 딸이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한다'고 말했는데,지금은 생각이 바뀐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화와 경제발전에 역점을 둘 경우 훌륭한 지도자의 딸이라는 취지의 말도 있었지만 독재자의 딸 부분만 실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원내대표로 함께 일하면서 박 전 대표의 애국심에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방호 후보는 강창희 후보에 대해 "5공화국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던 인물로서 시대정신에 맞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강 후보는 "민정계 출신이지만 민주화에 역행하거나 인권탄압 및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며 "정권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민정계이건 3공화국 출신이건 필요한 인물을 중용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방호 후보는 권 후보를 겨냥,"소장파들은 당내문제로 대표를 공격하면서도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위해 희생하거나 대여공격에서는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미래모임은 소장파뿐 아니라 중도를 지향하는 분이 모인 모임"이라며 "당내문제에 대한 비판과 대여공세 등은 포트폴리오의 문제이지 둘 다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