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소자본 창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소자본 창업자 무료 경영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대상은 소자본 자영업자와 초보창업자들입니다.

고민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전화(02-514-4855) 또는 이메일(cdkang@hankyung.com/joinsworld@paran.com)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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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한우고깃집 '하누하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철환이라고 합니다.

제 가게는 대로변에서 약 50m 들어온 먹자골목 초입의 오피스텔 건물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로변은 한우리,늘봄공원,베니건스,TGI프라이데이스 등 유명 한식·양식당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는 곳입니다.

제 가게를 지나면 곱창,부대찌개,설렁탕 등 대중 음식점들이 문을 열고 있지요.

지난 4월 초 개점하기 전 상당히 망설인 게 사실입니다.

늘봄공원,무등산 등 주변에 쟁쟁한 한우고깃집들이 버티고 있고 점포 입지도 별로 좋지 않다는 게 지인들의 의견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점을 밀어붙인 것은 고기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습니다.

1997년 훼미리육가공이란 육가공 업체를 설립,오랫동안 한우고기를 취급한 노하우가 있어 손님들에게 누구보다 맛이 뛰어난 고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입니다.

그래서 생갈비 한우모듬 꽃등심 안창살 등 고급육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가격도 생갈비는 300g당 4만원,나머지는 150g당 3만6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인근 경쟁점들과 비슷한 가격대지만 품질이 뒷받침되므로 시간이 지나 인지도가 높아지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점심시간대에는 한우고기 가격이 오피스 손님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 찌개류나 국수,냉면,조기매운탕,생선구이,비빔밥과 같은 대중적인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손님들이라곤 평소 아는 사람들이 체면상 들른 것뿐이고 인근 오피스 근무자들은 극소수였습니다.

손님이 늘지 않는데다 종업원 관리는 더 힘들었습니다.

좀 쓸 만한 종업원들은 임금을 더 주는 성인게임장이나 성인PC방으로 너도나도 빠져나갔습니다.

실력있는 주방장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였죠.두 달이 넘어서면서 본전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권리금 1억원,보증금 1억원으로 점포시세가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닥트,주방시설 등에 모두 2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개점 석달간 매출은 4000만원 안팎으로 적자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로는 비수기인 7,8월이 얼마나 어려울지 불보듯 뻔합니다.

점포 운영비는 비슷하게 들 것이거든요.

월세 750만원,관리비 250만원,12명 인건비 2200만원은 고정비용이고,식재료비가 130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니 적자를 벗어날 도리가 없습니다.

한우고깃집의 틀은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무엇을,어떻게 바꾸면 될지 한경 창업컨설팅봉사단 자문위원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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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 >>> 이렇게 바꾸세요

◆ 상호.디자인 조잡...통일된 CI 만들어야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에서 나타나는 점포 컨셉트는 동네상권의 고기구이집 중 상급에 속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상품 가격을 보면 1인분 4만원에 가까워 손님들의 기대 수준은 서울 강남 일대 여느 고급 식당에 버금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매장 외관이나 내부가 손님들의 기대 수준을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외관부터 따져보겠습니다.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점심 메뉴판과 입간판은 고급 음식점 이미지와 동떨어져 있습니다.

길에 내놓은 점심 메뉴판부터 치워야 합니다.

짙은 분홍색 입간판도 문제입니다.

멀리서 이 간판을 보면 언뜻 싸구려 주점을 연상할지도 모릅니다.

고급 한우전문점이란 이미지는 상호,색깔,디자인 그 어느 것에서도 풍기지 않습니다.

입간판과 가게 정면 간판은 아무런 통일성을 주지 못해 소비자를 헷갈리게 합니다.

일관된 이미지를 주는 기업이미지(CI)를 만들어 간판,메뉴판,매장안 전시물 등에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복잡한 전면 메인 간판은 단순하게 처리한 입구와 부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출입구를 평범한 유리문으로 막은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출입문을 이중으로 만들어 로비나 라운지 공간을 두어야 합니다.

이런 전실(前室) 공간은 손님들에게 고급스런 매장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매장 내부도 통일된 이미지없이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연기를 빼내는 닥트가 천장에 매달려 있고 매장 한 복판에 정육점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기 절단기가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매장 곳곳에 도자기 진열장을 두고 있어 고기구이집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바닥재와 벽지,가구들도 서로가 부조화를 드러낸 채 그냥 흩어져 있는 수준입니다.

음식점 인테리어초보자나 아마추어가 시공한 듯한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정상선 신우CNA·인테리어 대표



◆ 돌솥밥상 등 전문성 있는 메뉴로 승부

하누하누에선 한우전문점임을 강조하시니 주력 메뉴 외에 점심 메뉴도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기존의 잡다한 점심 메뉴는 메뉴판에서 모두 없애야 합니다.

그 대신에 가지 수가 적더라도 전문성이 물씬 풍기는 메뉴를 추가하는 게 시급합니다.

우선 돌솥 설렁탕이나 돌솥 밥상을 제안합니다.

이 두가지만 갖고도 손님들에게 이 가게의 전문성을 어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겁니다.

굳이 메뉴를 추가하자면 차돌박이 된장 비빔밥이나 산채 비빔밥이 좋을 듯 합니다.

돌솥 설렁탕은 일반 설렁탕에 비해 전문성을 띠고 있습니다.

돌솥 설렁탕은 돌솥 자체로 밥을 하는데 흰 쌀이 아니고 약간의 찹쌀과 검은 쌀을 섞은 겁니다.

끓이는 과정도 사골과 양지를 주 재료로 사용해 진한 맛을 내지요.

돌솥이란 명칭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전문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이것 하나로도 성공한 음식점들이 꽤 많습니다.

돌솥 밥상은 돌솥 설렁탕에 나오는 돌솥밥을 응용,반찬류를 15가지 안팎 준비하고 작은 돌판에 불고기 볶음을 올린 반찬을 내어옵니다.

산채 비빔밥은 돌솥 밥상에 사용하는 반찬 중 나물을 같이 사용하고 3가지 정도 산나물을 담아서 준비하면 되는데,일반 그릇이 아니라 목판과 목기를 사용하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비빔밥이 됩니다.

차돌박이 된장 비빔밥은 차돌박이를 넣어 끓인 된장찌개와 커다란 그릇에 갖가지 나물을 담아 나옵니다.

그릇에 된장 끓인 것을 넣고 나물과 비비면 맛깔스런 비빔밥이 되는 것이지요.

요즘 고깃집에서 유행하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주방장이나 종업원이 이런 '개혁'에 동참해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단 귀찮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종업원들을 잘 설득해 메뉴 재구성에 나서기 바랍니다.

장형심 씨앤쿡 외식요리연구원장


◆ 고급 한우전문점으로 점포 이미지 바꿔야

점심이나 저녁에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중 음식점으로 가든가,아니면 점심 메뉴를 최소화하고 저녁에 고품질의 한우 고기를 찾는 손님들에게 초점을 맞추든가 두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도,저것도 아닌 상태로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어서 소비자들은 '고가 한우파'와 '중가 수입 쇠고기파'로 양분될 겁니다.

어차피 한우를 취급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한 이상 고급화는 필수적입니다.

고급 이미지는 간판 벽지와 같은 매장 안팎의 시설,즉 하드웨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메뉴와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손님들은 고급 매장의 체취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현재 이 가게에서 식사 대접을 받은 손님들 중 뿌듯한 느낌을 갖고 돌아가는 손님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기껏해야 "고기 맛은 괜찮네"하는 정도일 겁니다.

그것은 이 가게가 손님들에게 "참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선 약속장소를 찾아 가게를 찾는 과정에서 입구의 진홍색 입간판에 실망하게 될 겁니다.

차를 대고 들어서는 순간,입구에 놓인 아이스크림 통과 정면에 보이는 고기 절단기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손님도 있을 겁니다.

메뉴판에 잔뜩 적힌 잡다한 목록을 보면서 실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모든 것을 개선하지 않고는 고급 한우전문점으로 거듭나기 어렵습니다.

이현승 조인스월드 대표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