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상 7단(22)이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박 7단은 3일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벌어진 제19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의 강호 저우허양 9단을 상대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998년 이창호 9단의 우승 이래 이 대회에서 9연패의 위업과 함께 통산 11회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 백을 쥔 박정상 7단은 우변 접전에서 실수를 저질러 불리한 형국이었으나 좌변과 중앙에서 실점을 만회한 뒤 좌하귀 흑 대마를 포획,항서를 받았다.

후지쓰배 우승으로 상금 1500만엔을 받은 박 7단은 병역 특례와 함께 9단으로 특별승단하는 이중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또한 한국은 올 들어 열린 6차례의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해 바둑 최강국의 이미지를 구겼지만 박 7단의 우승으로 긴 가뭄 끝의 해갈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허장회 도장출신의 박 7단은 지난 달에는 국내 최대기전으로 꼽히는 제3회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에서 이창호 9단과 맞대결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벌어진 3,4위전에서는 최철한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158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3위에 올랐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