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4일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로 떨어져 그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거시경제 정책을 재점검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정책을 경기 활성화 유도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강 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강 의장은 특히 거시경제 정책 중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을 제기했다.

강 의장은 "지금 코어인플레이션이 2.2%에 불과하고,하반기 들어 더 낮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덩달아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한국경제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은행은 물가관리하는 곳 아니냐.코어인플레이션이 관리 목표치인 2.5~3.5%를 하회하고 있는데 미국이 하는 대로 금리를 올리는 사람들이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당초 금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재정 조기 집행을 하지 않아 많은 사업들이 하반기에 묶여 있다"며 "80조원이나 되는 사업들을 제때 집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적극적인 재정 집행을 주문했다.

건설경기와 관련해서도 "민간의 건설경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이것도 규제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며 "이런 것들을 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 동결,재정 집행 확대,건설 관련 규제 완화,기업 투자 분위기 조성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는 의미로,정책 기조를 바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등 새롭게 구축된 정-청 경제라인도 강 의장과 마찬가지로 재정의 역할을 중시하는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책 전환의 가능성은 높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5일 오전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 당정협의회를 갖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